사람의 표현 방식은 말, 글, 행동 여러 가지가 있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이 여러 표현 방식은 각기 다양한 예술로 승화되었으며, 내포된 의미 전달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사람을 감동 시키고 결합시킨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도 갖고 있다.

윤담 기자 hyd@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자기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를 전달하며, 그 안에 깃든 최고의 감성을 전하는 것, 이것이 예술이다.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과 고뇌를 겪은 후 탄생한 작품은 자신뿐만 아니라 보는 이의 마음 가지도 순식간에 녹여버린다. 

▲ 안창수 화백

부단한 노력으로 뒤늦게 발견한 예술적 재능 꽃피워
설파 안창수 화백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안창수 화백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0여 년간 근무했던 전문 금융인 출신의 늦깍이 화가다. 은퇴 후 취미로 그린 닭그림을 계기로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발견했던 그는 만 60세의 나이에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안 화백은 호모 배 전국서화 대전에서 닭 그림으로 입선한 데 이어 임백년 배 전국서화 대전에서 호랑이 그림으로 1등 상을, 독수리를 그려 중화 배 전국서화예술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안창수 화백은 “제가 한번 하면 지극히 몰입한다. 애초 6개월 정도 공부하려 했지만, 그냥 빠져들어 2년 동안 두문불출했다”면서 “아파서 살이 10㎏나 빠지고 했어도 목적의식이 워낙 강해서 그런지 고생스럽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한 바 있다. 그렇게 2년의 중국 유학을 마친 안 화백은 귀국한 지 한 달 만에 일본 교토조형예술대학으로 두 번째 그림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에서도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은 그는 소화미술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전일전에서 예술상, 장출판상 준대상 수상, 전일본수묵화수작전 갤러리수작상, 남일본신문사상, 일본전국수묵화미술협회가 학습용 교재로 발간한 룡화집인 ‘新 龍(신 용)을 그리다’의 작가 선정, 제46회 일본수묵화수작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외무대신상’에 이어 ‘제49회 전일본수묵화수작전’에서 ‘투계도’를 출품해 국제문화교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9년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의 첫 회의 화조화전을 시작으로 부산광복동 BS부산은행갤러리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신상 초대전, 경남교육청 초대전, 춘천KBS닭그림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초청 호랑이전, 2023년 수출입은행 초청전 등 지금까지 23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일본, 미국 등 단체전시전에 참가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2024 월드스타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미술 부문 ‘대한민국 최우수 동양화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안창수 화백은 “재능이 있으면 빠르게 성장하지만 재능만 가지고는 안 된다. 집념과 불굴, 꾸준한 실천이 핵심이다”면서 “중국에서 공부할 때는 대상포진에 걸려 아내가 한국에서 약을 가져오는 등 고생하면서도 2년 동안 잠자는 시간 외 모든 시간에 그리고 또 그렸다. 62세에 일본에 갈 때는 비용이 없어서 노후 준비용 부동산을 처분하기도 했다. 높은 성과는 깊은 집념과 노력의 소산이다. 재능과 스승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지만 본인이 노력해야 두각을 나타내는 경지에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 구축한 동양화의 대가
전통 동양화의 경계를 넓혀가며 한국화의 진수를 세계에 선보이고 있는 안창수 화백. 매화, 등나무, 포도, 목련, 독수리, 학, 호랑이, 코스모스, 해바라기, 진달래 등을 소재로 전통적인 운필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화려한 채색과 현대미를 추구해온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동양화 기법을 섭렵한 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동양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안 화백이 즐겨 작업하는 화조화는 본래 특정한 의미를 지닌 장식화로서 존재했지만 안 화백은 이에 보다 조형적인 해석과 표현을 더하여 개별화하는 것은 물론, 농담의 변화가 풍부하고 색채의 화려함이 강조되어 나타나는 작업의 양태들은 전통적인 운필과 색채 운용 방법에 더해 서구적인 조형 방법까지 차용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개인전 <오월을 수놓는 붓의 향연>도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안 화백은 ‘사랑과 겸손’이라는 꽃말을 가진 동백꽃의 빛에 이끌려 동박새가 찾아든 모습을 표현한 작품 <설경동백>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일본전국수묵화 미술협회 회원, 양산시 평생학습관 강사, 국제중국서법국화가협회 이사, 한국서가협회 양산지부장 등을 역임하고 있는 안창수 화백은 양산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8년째 양산문화원, 양산부산대 평생교육원 강의를 거쳐 양산시 평생학습관 동양화 수업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자신의 작업실을 찾는 문하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진행하며 후진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한·중·일 3국의 화법을 섭렵한 안창수 화백은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화의 진수를 보여주며, 사군자 위주로 정체된 감이 있는 우리나라 수묵화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은퇴하시는 분들은 다시 도전하는 청년의 삶을 살기 바란다. 앞으로도 30년 이상 세월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뛰쳐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