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세무사 / 뉴욕주 공인중개사 곽용석]

미국 주택 시장의 임대료가 꾸준하게 상승하는 가운데, 작년도 미국 전체 임차인 가구의 거의 절반이 비용 부담에 힘들어 하고 있으며, 이들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2023년 미국 커뮤니티 설문조사의 일환으로 발표된 이 데이터는 미국의 주택 구입 가능성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미국인에게 주택 구입 비용이 엄청나게 높을 뿐만 아니라 주택 임차 비용도 매우 비싼 편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인구조사국의 설문조사 한 통계학자는 발표문에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 모두의 주거비가 상승했다"라면서, "임차인의 평균 주거비는 (인플레이션 조정 후) 1354달러에서 1406달러로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이는 임대료가 3.8% 상승한 것으로, 주택 가격 상승률인 1.8%를 앞질렀다.

▲ 버지니아 주택 단지 모습 / 사진=곽용석

미국 주택도시개발부는 소득의 30% 이상을 임차료,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또는 기타 주거 비용으로 지출하는 가구를 '비용 부담'으로 간주한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2100만 가구 이상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소득 중 임대료로 지불하는 비율은 인종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구의 56.2%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한 반면, 전체 인구의 49.7%는 주거비로 지출했다. 히스패닉계 가구 중 53.2%는 '비용 부담' 수준에 도달했다.

흑인 가구의 약 250만 가구(30.6%)가 '심각한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수준은 2023년 소득의 5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한 경우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몇 년 동안 주택 비용이 급증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경제 부양을 위해 2020년에 금리를 거의 0%로 낮췄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원격 근무 추세와 맞물려 주택에 대한 상당한 수요를 촉발하여 주택 가치를 상승시켰다. 금리를 23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린 연준의 최근 금리 인상 과정은 이러한 수요를 완전히 억제하지 못했다. 대신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모기지 금리도 함께 상승했다.

최근들어 모기지 금리는 평균 6% 중반대로 2023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모기지 금리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빌린 주택 소유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비용 중 하나이다. 모기지 금리는 최근 역사적 기준에 따라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진행 가능성 등으로 인해 최근 하락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주택 소유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주요 비용은 보험이다. 산불, 허리케인, 토네이도와 같은 자연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보험료가 감당할 수 없게 증가하고 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택 소유자 8570만 명 중 540만 명이 2023년에 연간 4000달러 이상의 보험료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택 소유자가 그 정도를 지불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욕, 루이지애나가 그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차인은 2023년에 주택 소유자에 비해 소득 대비 더 높은 비용 부담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자료에 따르면 세입자의 소득대비 월세 부담 비중이 감소한 지역도 있었다. 해당 지역은 6개 주였다.  일리노이, 캔자스, 미네소타, 뉴멕시코, 뉴욕, 웨스트버지니아 등이다.

한편, 주택 소유 또는 임대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 주택 구입능력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리스의 계획에는 첫 주택 소유자를 위한 계약금 지원 최대 2만5000달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트럼프는 모기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류 미비 이민자에 대한 모기지 금지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NM

▲ 버지니아 주택 단지 모습 / 사진=곽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