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구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70여명이 사망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지난 7월22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70여 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jslee@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전투기와 탱크를 통해 “칸 유니스에서 30개 이상의 테러 인프라 지역을 타격했다”며 “전투기는 무기 저장 시설, 관측소, 터널 입구, 하마스 전투원이 사용하는 구조물 등을 타격했다”고 다만 사망자 수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 전 하마스의 공격 재개를 이유로 알-마와시를 비롯한 칸 유니스 서쪽에 설정된 인도주의 구역 경계를 조정한다고 밝히고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현재까지 최소 3만 9006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공습
이스라엘군은 지난 7월14일에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안의 목표물 여러 곳을 잇따라 폭격했다. 시리아 국영TV는 시리아 방공망이 다마스쿠스의 교외 시골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평소에 이스라엘 군이 다마스쿠스에 대해서 빈번하게 행했던 공습보다도 훨씬 규모가 컸으며, 시리아 방공망의 방어용 요격 미사일의 발사음이 끊임없이 들려왔다고 현지 주민들은 말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전쟁 감시기구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이번 이스라엘군 공습이 매우 "격렬한 공격"이었다고 보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4월 1일 다마스쿠스 시내의 이란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 이란군 지휘관등 7명을 살해하는 등 다마스쿠스에 장기간 여러 차례의 공습을 계속해왔다. 가장 최근인 6월 26일에도 이스라엘은 다마스쿠스 남쪽 시외의 레바논에 가까운 전원지대인 사이이다 자이나브 부근에 집중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가해서 시리아 방공망이 이들 대부분을 요격해 무력화 시킨 적이 있다. 앞서 지난 7월10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시티에 대한 군사공격이 격화되고 있어 가자시티가 위험한 전투 지역이 됐다며, 모든 주민들은 즉시 대피하라고 촉구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 전단지는 “이스라엘군이 데이르 알-발라와 알-자와이다 지역으로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안전한 회랑’을 제공할 것”이라며 “모든 주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군은 전단지 살포 외에도 언론 성명을 통해 가자시팅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기 대피가 이뤄질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에 대한 공격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무장세력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며 “수십명의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美, 이스라엘에 500파운드 폭탄 지원 재개 결정
미국이 가자지구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지원을 보류한 탄약 일부를 두 달 만에 이스라엘로 보내기로 했다. 지난 7월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500파운드 폭탄 지원을 재개하기로 결정, 이스라엘로 운송을 시작했다. 한 미국 행정부 관료는 WSJ에 폭탄이 “배송 중”이라며 몇 주 내 이스라엘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0파운드급 폭탄은 아직 보류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지상 공격을 앞둔 지난 5월 초 2000파운드 폭탄과 500파운드 폭탄이 포함된 선적 1건을 보류했다고 발표했었다.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가자 민간인이 대거 희생되는 데 반대한다는 취지로, 지원 재개 조건으로 민간인 보호 계획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하터널을 파괴하기 위해 중폭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관료들은 인구 밀집 지역에 대형 폭탄을 사용하면 민간인 사망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라파 피란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고, 몇 차례 군사 작전이 있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민간인 희생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26일 라파의 탈 알술탄 난민촌이 공습을 받아 최소 46명이 사망했을 때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규정한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관료들은 이후 몇 주 동안 500파운드급 폭탄을 나눠 이스라엘로 배송할 방법을 모색했다. 당초 선적에는 2000파운드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 폭탄 1700개가 포함됐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WSJ에 “현재 일시 중지된 2000파운드 폭탄 한 척을 제외하곤 선적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모든 선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이 지켜져야만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7월10일 네타냐후 총리가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맥거크 조정관에게 “이스라엘의 레드라인이 유지되는 한 협상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7월7일 하마스와 협상이 불가능한 4가지 항목으로 ▲이집트를 통한 하마스의 무기 밀수 금지 ▲모든 전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이스라엘의 전투 재개 허용 ▲가자지구 무장단체 조직원의 북부 복귀 차단 ▲이스라엘 인질 생환자 최대화 등을 내걸었다. 현재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이집트·카타르 관리들의 중재 하에 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7월3일 이스라엘 측에 새로운 휴전안을 전달했다. 16일 동안 이스라엘 군인들과 남성 인질을 풀어주고, 협상 도중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 남성의 군 의무복무기간 36개월로 연장
이스라엘이 남성의 군 의무복무 기간을 32개월에서 36개월로 늘렸다고 현지 매체가 지난 7월12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전날 회의에서 앞으로 8년 동안 남성 군 복무를 4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후 장관급 회의에서 의결을 거쳐 내주 크네세트(의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스라엘은 징병제 국가다. 남녀 모두 18세가 되면 입영 대상이 된다. 현행법상 남성은 32개월, 여성은 24개월 동안 군에서 복무해야 한다. 이번 연장안에서는 여성의 의무복무 기간은 언급되지 않았다. 연장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 남성들이 징집 면제 혜택을 지적했다. 이들은 텔레비전과 인터넷, 소셜 미디어 없이 폐쇄된 공동체에서 생활한다. 남성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종교 연구에 바치고 여성들은 가정을 관리하며 가족을 돌본다. 하레디는 1948년부터 병역 면제를 받았다.

건국 초기 이스라엘은 이들이 이스라엘 국가 건립에 도움을 줬고, 홀로코스트로 학살된 초정통파의 명맥을 보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정해 이런 혜택을 줬다. 하레디는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12% 수준이다. 젊은 층이 불균형적으로 많아 징집 연령대로 보면 24%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6만6000명 하레디가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면제받는 남성 수가 최대치를 찍었으면서 다른 남성들의 복무 기간을 늘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몇 달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징집병 복무 기간을 36개월로 늘려야 한다고 정부와 의회에 요구하면서 하레디에게 적용되는 군 면제 혜택을 비판했다.

한편 지난 7월10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전사 60%가 전사하거나 제거됐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성명에서 “군은 하마스를 근절하고 모든 인질을 가자지구에서 데려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단호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장병들은 헌신, 희생 성공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며 “성과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마스 테러리스트의 60%를 제거하거나 부상을 입혔다”며 하마스의 24개 대대를 대부분 해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사상자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스라엘 총리실도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후 1만4000명의 테러리스트가 제거되었다고 밝혔다. AFP 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인해 119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251명이 인질로 붙잡혀 그중 현재 116명이 가자지구에 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UN, 이스라엘의 예멘 공습에 깊은 우려 표명
이스라엘이 예멘 홍해 항구도시 호데이다를 수차례 공습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 7월21일 아랍뉴스와 타임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역내에서 추가로 커질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여전히 깊은 우려를 갖고 있으며, 모두가 최대한 자제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민간 인프라를 손상시킬 수 있는 공격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공습은 현재 역내 긴장을 심화시키고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노력을 멈추게 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의 자제력을 행사하고, 이 지역과 그 주민들이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스라엘은 예멘 홍해 항구도시 호데이다를 수차례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격은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미 대사관 인근을 드론으로 공격해 50세 남성 1명이 사망하고 수 명이 부상당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은 예멘 호데이다항을 공격함으로써 직접 대응에 나섰다”면서 “잠재적으로 남쪽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어, 이미 가자지구와 레바논과의 북쪽 국경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텔아비브 공격을 중대한 안보 침해로 간주하고 있다. 앞서 갈란트 장관은 후티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의 안보를 해치는 모든 이들을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7월22일 늦은 밤 아직도 가자지구에 잡혀 있는 인질 수십명을 석방하는 휴전 협정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워싱턴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인질 가족들과 가진 회담에서 “인질들을 송환할 수 있는 조건들이 무르익고 있다”고 말했다고 네타냐후 총리 사무실이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가하고 있는 강력한 군사 압력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거래의 진행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몇 주 동안 9개월 간의 전쟁을 중단하고,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납치한 약 120명의 인질들을 석방하는 휴전 협정을 미국의 지원 아래 검토해 왔다. 인질 중 약 3분의 1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군은 7월22일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는 휴전 협정에 동의하라는 이스라엘인들의 광범위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 그는 협상 내내 전쟁을 끝내기 전 하마스를 물리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이러한 그의 입장이 휴전 협정에 주요 걸림돌이었다. 인질들의 가족들은 네타냐후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 휴전 협정을 마무리지을 것을 요구했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