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정진학교 박해평 교장

서울시 최초의 공립 특수학교로써 지난 1987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개교한 이곳 서울정진학교(교장 박해평 php7803@hanmail.net)는 2009년 3월 현재, 2,6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곳이다. 특수학교이기에 주변에서는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곳이지만 박해평 교장 및 전 교직원의 노력을 통해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곳, 청소년들의 꿈이 펴가는 학교로 만들고 있다. 박 교장이 부임 당시는 정신지체 영역의 유ㆍ초ㆍ중ㆍ고ㆍ전공과 5개 과정 38학급에서 지난해는 지체부자유 영역 8학급이 증설 되어 현재는 46학급 350여 명의 학생이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2011년부터 35학급이 더 증설될 예정으로 이미 설계가 다 끝난 상태다. “믿음·소망·사랑으로 행복이 더 해가는 서울정진학교”를 일궈나자는 박 교장의 주창 아래 140여 명의 교직원이 혼연일체 되어 보람을 가꾸고 있기에 이젠 명실 공히 양적, 질적으로 한국 특수교육의 요람이자 명문학교로 소임을 다할 것으로 귀추가 모아진다.

지난 2007년 9월 1일자로 부임한 박 해평 교장은 색다른 취임사를 선보인다. 자신의 성함에 운을 떼자 “박-박꽃처럼 곱고 예쁜, 해-해처럼 밝고 따뜻한, 평-평화의 정진동산을 꾸미고 싶은 박 해평입니다”로 박수갈채를 받고서 경영 철학을 이야기했다. “기쁜 마음으로 열정을 가지고 포근함 속에서 가르치자. 그래야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오며 즐겁게 생활을 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지요. 아이들 앞에 웃음 띤 얼굴로 서는 긍정적인 교사야말로 특수교사로서 먼저 갖춰야 할 덕목” 이라고 강조한다.
 ‘장애인일지라도 교육은 필요하며, 교육하면 변한다.’는 말을 늘 새기고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치자고 말한다. 열정만큼 감동 주는 일이 없고 감동 없이는 어떤 일도 소기의 성과를 이끌 수 없다며 무슨 일이나 목표를 정하면 끈질기게 집념을 갖고 실행해서 마침내 뜻한 바를 이루어 내야 한다며 그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의지를 갖고 교육활동에 동참한다. 

리더자가 갖춰야할 소양을 말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 길이 있다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중략).’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유명시를 줄줄 암송하는 박 교장은 그 중에서도 정 호승 시인의 <봄길>을 유난히 좋아한다. 정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올해에서야 ‘서울문학’에 공모하여 신인상을 받고 수필작가로 등단할 정도로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을 만드는 사람이다. 매주 월요일 교무회의 때마다 젊은이도 힘든 시를 암송하는 그는 시낭송을 통해 아름다운 교육을 이끌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2007년 개교 20주년 기념행사는 처음 이곳에 취임하고 두 달여 만에 가졌던 뜻있는 큰 행사였습니다. 예산이 전혀 책정되지 않고 계획도 없었지만, 학교역사를 바로 세워나가기 위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꼭 해야만 하는 행사였기에 교사, 학부모를 설득하여 소규모 예산으로 1주간에 걸친 알차고 뜻있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요” 교사들에게 인기있는 교장은 ‘교직원들이 적당히 일하도록 내버려 둔다’며 ‘일벌이지 말라’는 같은 특수교육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의 충고도 무시한 채 2008년에는 교지를 발행했다. 그 동안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가 실로 12년 만의 일이었지요. ‘전교직원의 동참으로 전통 있는 학교의 맥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던 게 교지 발행의 큰 수확이었죠.’
 학예발표회를 하는데 “4000석이나 되는 장소에서 썰렁하게 어떻게 하느냐?”며 모두들 걱정이 태산 같았을 때도 “왜 걱정만 하고 있어요? 채우려는 방법을 모색해야지!” 이렇게 말한 박 교장은 손수 몸으로 뛰며 그 자리를 거의 채우고 멋지게 학예발표회를 할 수 있었단다. 
 장애인의 웹 접근을 원활히 하기 위한 웹 사이트를 운영해야 하는데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서울정진학교가 앞서서 시행하고 있더군요. 올해부터 장애인 차별금지 법 시행에 들어가야 하고 특수교육 기관이 앞장서지 않는다면 어디서 하겠어요? ‘리더자는 판단력(방향감각)이 있어야 하고, 결단력을 갖춰야하며 끈질기게 이끌어 나가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며 위의 예를 들어 쉽게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학교
  “학생들의 개별 능력에 맞는 교육을 하는 곳이 특수학교 이지요” 그 일환이 특기 적성 교육이며 이를 찾아 길러줌으로써 자아실현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중학교 김예은 학생은 제2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서 수영부문 3관왕의 영예를 차지해 서울시가 전국1위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장애인 수영선수 김 진호의 뒤를 이를 거목으로 성장할 거라며 큰 희망을 비추고 있었다. 이수영이라는 졸업생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주할 만큼 플릇 연주 실력을 갖췄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일반학생 못지않은 연주활동을 펴고 있단다. 박 교장은 전임지인 정문학교에서도 잠재능력 개발과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실로폰 앙상블을 창단했었는데 이들의 출중한 실력은 국회, 삼성전기, 효성 등 60여 곳에서 초청연주를 받을 만큼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주는 연주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한다. 특수학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기관이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매년 마다 경로잔치를 하고 있으며, 학예회, 작품전시회 등을 통해 학생들의 숨은 재능과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CCAP) 등 블루오션 학교경영, 펀 경영 등 독특한 학교 경영을 통해 교직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를 통한 교육력은 학부모 및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합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금동초등학교, 오류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매달 현장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을 이해하고 함께 생활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러한 교육방침은 서울시 및 정부에서도 인정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서울시장상, 남강교육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창의적이고 왕성한 추진력, 탁월한 경영능력은 교사, 학부모들의 오랜 숙원 사업인 전교실의 냉난방 개선사업을 일거에 완성했을 뿐더러, 화장실의 현대화 공사, 전 교실의 조도개선사업 완결, 방수공사, 치장 벽 위험 요소제거, 교문개선 공사, 진입로 및 주차장 개선 공사, 지체장애학생 교육을 위한 현대식 교실 마련 등 쾌적하고 아름다운 학교로 변모케 했다. 저소득자녀를 위한 종일반 수업 확대, 지체부자유 교육 시행을 위한 기반 마련, 순회 교육 시행, 통학 편리를 위해 버스 증차 등 아동교육을 위해 온 정성을 기울인 점은 높이 살만한 일이나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하는 모습이 이 시대의 귀감이 되는 스승상이라고 전임지에서도 모셨다는 염 수진 교감님의 평이다.
  아이들로 부터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태도, 함께 하고 배려하는 마음, 거짓 없는 순수한 마음과 행동”을 늘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정신지체교육연구회 회장이기도한 박 교장은 ‘금년 중에 이룰 개인적인 소망 하나만 말하라’고 하자 그동안 살아온 삶의 경험을 자전소설형식으로 쓴 책 -소(牛)봉골댁 큰아들 핫바지가 ‘당신 멋져’를 말하다(서울문학사 추천작품) -를 출간했으면 한단다. 제목의 배경을 묻자 소봉골댁은 어머님의 택호, 핫바지는 어렸을 때의 별명이며 ‘당신멋져’는 본인은 자랑할 것이 없는 삶이나 ‘당신 멋져’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제목을 정했다 한다. 제목부터가 어떤 책일까 퍽 궁금증을 더하게 하나 지면관계상 소개 할 수 없는 아쉬움을 안고 취재를 마치려니 박 교장님이 경영하는 서울정진학교가 더욱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