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사교육비에 감히 둘째를 낳을 엄두도 못내는 부부들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위해 독신을 고수하는 젊은이들

“우리는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아이들을 보고 싶다!”

▲ 인구감소에 미칠 영향을 경고한 미국 사회보장국장 및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세계고령화 이니셔티브 국장 폴 휴이트 박사

한때 우리나라의 인구는 국토에 비해 너무 많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인구밀도가 늘 세계 5위권 안에서 맴돌았기 때문에 특히 더 그랬다. 전두환 前 대통령 시절, 늘 인구증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전두환 대통령은 인구가 자신의 생각보다 더 늘면 관계자들을 엄하게 꾸짖었다는 일화도 전해질 정도였다. 때문에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딱 하나만 낳아 정성껏 키우자” 등의 슬로건은 20년 전만 해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던 말들이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후유증’을 우리는 조금씩, 아니 급속하게 피부로 느끼고 있다. 2008년 기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은 자녀수를 이른바 ‘출산율’은 1.19명으로 OECD국가 중 홍콩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와 맞물려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 이른바 ‘사교육비’가 무서워 아이를 낳지 말자는 부부들이 늘면서 출산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사회보장국장 및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세계고령화 이니셔티브 국장을 역임한 폴 휴이트 박사는 올 초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에 대해 이렇게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은 회복하기 어려운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지금의 인구에서 640여 만 명이 줄어들게 되고 50년 후인 2100년에는 현재 인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지금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인구가 반으로 감소하는 것을 경험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명 평균 기대수명은 조사 대상 193개국 중 공동 28위로 비교적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 발표한 ‘세계보건통계 2009’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2007년 통계를 기준으로 1.2명을 기록해 193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이 1.2명인 국가는 우리나라와 벨라루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등 8개국이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도 2006년을 기준으로 1.2명을 기록해 193개국 중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1990년 1.6명, 2000년 1.4명에 이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북한의 평균 출산율은 작년과 동일하게 1.9명이었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50년에는 인구가 지금보다 641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이 시기에는 노인층의 숫자가 전체의 40%에 이르는 등 고령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는 2008년 말 현재 4875만 명으로 세계 26위이며 남북한을 합하면 7265만 명으로 세계 19위가 된다. 하지만 2050년에는 지금보다 641만 명 줄어든 4234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인구 순위도 46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경제혁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보다 더 인구 감소가 급격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일본(-2550만 명), 러시아(-2478만 명), 독일(-1166만 명) 등 세 나라뿐이다. 저출산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10~2015년까지는 0.16% 늘어나다가 2015~2020년 0.02%로 정체 상태를 보인 뒤 2020~2025년부터는 -0.09%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연도별로는 2018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을 위한 진정한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우리나라 산업 성장을 위해서도 필수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하나라도 더 많은 일손을 필요로 했던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 시대로 접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조금씩 줄어들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우리나라의 미인의 기준도 엉덩이가 크고 골반이 넓은, 얼굴도 갸름하기보다는 계란형의 풍성해 보이는 형이 선호되기도 했다. 특히 골반이 크면 어르신들은 “애는 쑥쑥 잘 낳겠네”하면서 우스개소리를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들어볼 수 있었고 실제로 그 말은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실 농경사회에서의 여성은 그저 2세의 생산을 위한 ‘생산도구’로 여기는 경향이 매우 컸다. 아들을 낳지 못해 친정으로 쫓겨가는 여인도 있었으니 아들선호사상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이 갈 터. 특히 누나가 6명, 7명씩 있는 친구들도 7,80년대에는 흔했다. 이렇게 자식을 많이 낳던 농경사회에서 불과 몇십 년 만에 산업사회로 변하게 되면서 핵가족 사회로 접어들게 되고, 우리나라의 인구가 너무 많다는 판단 하에 인구 억제정책까지 더해져 우리나라의 인구증가율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출산과 육아가 집안의 자랑이자 여성에게는 의무였다면 이제는 선택의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족계획이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한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를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군사정권 시절, 강력하게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했고 이것이 꽤 성공적으로 먹혀든 것이다. 아직도 아이를 낳는 일을 ‘생산’이라고 표현하는 어르신이 있을까 싶게 이제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커졌다. 여자축구가 꽤 인기 있는 종목으로 부상한 지도 오래 전 일이고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는 여성을 비롯해 정치계와 경제계에서도 여성의 위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이나 기타 지면을 통해 보여지는 여성의 신장,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위한 조건이 세계적으로 열악하기로 유명한 나라다. 이제 결혼 후에도 여성은 일자리를 대부분 가질 정도로 여성의 권리는 이제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 중이며 우리나라 산업 성장을 위해서도 여성의 취업은 필수적이라는 것이 여러 경제연구소에서 속속 발표되고 있다. 또한 국가 정책에도 과거보다 여성인력의 사회 진출을 점점 더 요구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성이 직업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이에 수반되어야 할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같은 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뒤떨어져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사회생활과 건강을 위한 권리로서만이 아닌 사회의 인적 자원 재생산을 위해서도 여성이 출산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나라가 앞 다투어 실시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임신을 하게 되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던지, 출산 휴가를 법적으로 보장된 달수의 반도 채 쓰지 못한 채 다시 출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육아휴직이 명목상으로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여성이 드물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출산 자체가 여성들에게는 소중한 2세를 낳고 키우는 기쁨보다는 당장의 삶의 장애물로 다가오기 쉽다. 이렇게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도 않은 채 당장 인구가 줄어드는 걱정부터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셋째 아이부터는 아이 부모에게 지원해주는 폭이 매우 커진다. 하지만 엄청난 사교육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셋째 아이까지 낳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최근 <세바퀴> 등의 예능 프로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개그맨 김지선씨가 넷째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과 함께 크나큰 귀감이 되고 있다고 방송에서는 이야기하고 있고, 실제로 하나라도 덜 낳으려는 현 상황에서 틀림없이 귀감이 되고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제도적 장치와 엄청난 사교육비의 절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김지선씨의 모습이 진정한 귀감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인구의 감소는 곧 노령화사회로의 지름길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진풍경 연출될 터
이렇게 출산율이 낮아지다 보니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바로 일본 등과 같은 노령화 사회로 다가가는 것.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녀를 합해 평균 79세로 포르투갈, 코스타리카와 함께 공동 29위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78.5세)보다 0.5세 늘었으나 순위는 23위에서 5계단 떨어졌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각각 76세와 82세로 남성의 기대수명이 1년 늘었다. 북한의 평균 기대수명은 작년과 동일한 66세(남 64세, 여 68세)였다. 출산율 1위 국가는 작년에 이어 아프리카의 니제르와 중동의 아프가니스탄이 차지했다. 두 나라는 각각 7.2명(작년 7.3명)과 7.1명(작년 7.2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평균 기대수명이 각각 51세와 42세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최장수국은 일본과 산마리노로 평균 82.5세였다. 남녀를 합한 평균시대수명은 시에라리온이 41세로 가장 짧았다.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이제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평균 수명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노인층의 경제 참여가 그만큼 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에서 일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의 비중이 젊은 사람들은 점점 낮아지고 노령인구가 증가하면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사회적으로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노인들은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젊은 사람들이 부양하는 것이 정석이고 이러한 흐름을 국가제도가 뒷받침해 주어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예상 외로 심각하다. 지난 5월 21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4월 취업자 가운데 20대의 비중은 16.2%로 20년 전인 1989년 4월의 24.8%보다 8.6% 낮아졌다. 30대 역시 1989년 4월 27.5%에서 24.8%로, 10대는 3.6%에서 0.7%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는 21.7%에서 27.8%로 6.1% 높아졌으며 50대는 15.5%에서 19.0%로, 60세 이상은 6.9%에서 11.5%로 각각 높아졌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생산주력인구는 20대와 30대였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의 생산주력인구가 30, 40대로 바뀌었다. 1998년 2월 30대는 30.8%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40대는 23.2%를 보이며 처음으로 20대(23.1%)를 앞질렀다. 이후 2004년 7월에는 40대 취업자 비중(27.3%)이 30대(27.1%)마저 추월하기 시작했고 50대 비중 역시 꾸준히 확대되면서 지난달 20%에 육박, 머지않아 우리 경제의 생산주력인구가 40, 50대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노동인력의 고령화는 학력 인플레이션에 따른 청년층의 취업난, 저출산, 고령화 영향이 매우 크다.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려 해도 대기업보다 임금이 적고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고학력 구직자가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대기업은 해마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며 입사하기가 죽기보다 더 힘들다고 구직자들은 하소연한다. 한편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숫자)이 1998년 1.448명에서 지난해 1.190명으로 준 반면, 출생 시 기대수명은 1998년 74.82세에서 2007년 79.56세로 늘었다. 젊은 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숫자가 줄면서 전체적인 비중도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엄청난 사교육비의 부담, 저출산의 주요 원인
아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절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은 허술한 사회적 제도 장치 외에도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저출산 현상은 단순히 여성들이 아이를 낳기 싫어서 생기는 것이 결코 아니다. 만 1년까지 보장된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이라 할지라도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어 친정, 시댁 할머니들에게 민망한 부탁을 해야 할 형편이다. 아무리 피붙이지만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돈 한 푼 받지 않고 그냥 봐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사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성들은 죄송스러운 마음에 어머니들에게 아이를 잘 맡아달라고 봉투를 쥐어 주어야 한다. 직장생활도 만만치 않다. 임신을 했든 어린 아이가 있든 상관없이 회사에 일이 많으면 야근은 수시로 해야 하고 회식 자리나 접대 자리도 여간해서는 빠지면 안 된다. 집에 돌아가서 편히 쉴 수 있을까? 가사는 물론 자녀양육, 집안대소사 등 집안일은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풍토가 고쳐지지 않는 이상 세계 최저 출산율이라는 불명예를 벗기란 쉽지 않을 터. 그렇다고 여성들에게 빨리 아이를 낳으라고 다그칠 수도 없는 노릇이며 어느 한두 가지만 해결해서 될 일도 아니기에 과거 인구 억제정책의 후유증을 우리는 이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각종 인구통계가 예언하고 있는 어두운 장래를 바꾸는 길밖에 없다. 먼저 경제계는 일하는 여성들이 마음 놓고 임신, 출산, 양육을 할 수 있도록 가족 친화적인 직장 분위기 조성, 일과 가정의 양립이 조화로운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연간 근로시간 1위를 자랑하는 우리의 장시간 근로문화도 시급한 개선 대상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하면서도 밤늦게까지 의례적으로 일하는 우리 직장문화는 국가경쟁력 저하뿐만 아니라 자녀출산과 양육에도 큰 걸림돌디 될 수 있다. 한편 교육계는 사교육비 문제 해결에 더욱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민간부문 교육지출액은 2007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9%로 OECD 평균 0.8%의 3.6배에 달한다.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돈이 무서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며 이는 저출산의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개인주의 풍토 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가족의 가치를 다시 일깨울 필요가 있다. 기독교, 불교 등 종교계는 생명존중과 낙태예방, 결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젊은 세대들에게 심어주어 가족 형성과 출산 장려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곳은 정부이다. 셋째 아이가 아닌 모든 둘째 아이에 대해 보육비와 교육비 등을 파격적으로 지원해 주고 “적어도 둘은 낳아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라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무료로 진료해 주고 아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아이는 당연히 무료로 승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낳고 출산 육아휴직 후 다시 직장에 복귀한 여성들에 대해 경력 부분에서 남자들에 비해 손해를 보지 않게 해주는 것 역시 시행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현재 이러한 것들은 지금 법으로 제정되고 있으며 이미 법적 제도적 장치도 많이 만들어진 상태이지만 뒤늦은 대처라는 비난은 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즉 15세에서 49세 사이의 가임여성이 일생동안 낳는 아기의 숫자는 이미 1983년 2.08로 인구대체에 필요한 2.1명 밑으로 내려간 상황이었고 그 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계속 유지했고 그때만 빨리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했더라도 이 정도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정부도 간과한 부분이 있었고 인구 관련학자, 미래학자, 정치권 인사들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인구가 앞으로 급전직하로 꺾일 것이라고 경종을 울리는 사람이 없었다. 선진국 중 일본은 이미 1990년부터, 프랑스도 비슷한 시기에 이 분야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여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준비할 기간이 길어야 사회적 충격도 없고 대책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겠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는 문제에 이제 정부는 한꺼번에 두 가지 대책을 세워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젊은 층에게 가정 및 아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대책과 함께 노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느는 노인 인구에 대한 대책이 그것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까지 내려가기 전에 미리 대책을 세웠어야 했기에 현 시점에서는 너무나 늦은 대책이지만 지금이라도 출산 여성들과 태어나는 아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노인 주거문제, 요양시설 문제, 직업 문제 등 노인층에 대해서도 효율성이 높은 대책이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제 막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는 가운데 ‘인구’문제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의 조속하면서도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