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전주대사습놀이 무용부 장원 수상을 시작으로 1988년 진주개천예술제 무용부문 대통령상, 2000년 제14회 예총예술문화상 국악부문 대상 등을 수상하면서 전통춤 분야에서 위상을 떨친 바 있는 임이조 단장은 ‘개벽의 북소리’, ‘出’, ‘한이 깊으니 흥도 깊더라’, ‘신무 I & II’ 등의 작품과 ‘춘향전’의 방북 공연 연출 및 안무를 통해 한국전통무용의 명맥을 잇고 있는 춤꾼이자 안무가로 우리 무용계에서 큰 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성 1930’이라는 타이틀로 무용에서 처음 시도하는 장르를 선보이는 등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연구하는 진정한 춤꾼이다.

공연은 예술성과 재미가 있어야

▲ 서울시무용단 임이조 단장은 공연은 예술성과 재미가 있어야 하며 관객이 호응하며 공감대가 형성되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적 발레로 무용을 시작한 임이조단장은 “우리의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세계에서 통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곧 전통춤으로 방향을 바꿨다. “우리 색깔이 없는 그런 창작이나 모던한 국적불명의 것은 한국 사람이나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관객이 없는 예술은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임 단장은 “무대의 공연예술은 우선 작품이 재미있어야 하고 예술성도 갖춰야 하며 관객들의 호응도 있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10년 이상 지속되는 뮤지컬 공연에 비해 무용은 1회성으로 끝나는 공연이 많은 것 같다는 지적에 임 단장은 재미있고 해학적인 한국의 동화 같은 이야기의 정기공연과 유니버셜 발레단의 <심청>과 같은 자체 공연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에 나가더라도 한국적이고 재미있으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테마가 있는 공연을 만들 것이다.”  “처음 컨셉부터 긴 안목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을 찾아야 할 것이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마다 보완을 하고 거친 부분은 다듬어서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같은 작품이라도 더 투자를 해서 개발을 하면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게 된다”고 말하는 임 단장은 지난해부터 이러한 움직임을 시작했고 그 움직임은 관객들의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혼이 있는 춤꾼, 마음으로 추는 춤꾼
임 단장은 서울시무용단에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06년 뉴욕에서 열렸던 가을국제무용축제를 잊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임이조 인생50주년 기념공연‘월인천강’의 비디오를 본 주최측에서 한국전통의 춤사위에 매료되어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국가로 한국의 임이조 선무용단을 초청하였다.

▲ 하얀사 고이접어.... 승무

27명으로 구성된 임이조 선무용단은 20분간 3부에 걸쳐 세계 최초로 ‘하늘과 땅’을 선보였고 관객들은 숨을 숙인 채 완전히 그들의 춤 속으로 빠져들었다. 무당춤을 바탕으로 한 기원무, 기본 춤인 입춤, 과거에 낙방한 선비가 기생을 꼬이는 한량무 등이 포함된 옴니버스 형식의 ‘하늘과 땅’은 뉴욕시티센터 2750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혼을 불어넣어 주었고 관람객들은 “20분이 아니라 마치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며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는 평과 함께 큰 호응을 보내주었다. 특히 이 공연의 관람객들은 대부분이 외국인이었기에 임이조 선무용단은 한국춤의 세계화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으며 우리 춤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춤꾼이라면 우리 색깔이 짙은 맛깔스러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임 단장은 현재 ‘춤꾼’과 ‘안무가’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중이다. 안무자로서는 드라마틱하고 큰 무대에 맞는 의상 등 새롭게 변신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해야 하기에 안무를 할 때는 많은 무용가들로부터 재미있고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아함을 추구하기도 한다고. 빠르고 현대적인 동작보다는 서정적이면서 마음에 와 닿는 쪽으로 진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임 단장은 “혼이 있는 춤꾼, 마음으로 추는 춤꾼이 되겠다”고 늘 이야기한다. 진정한 혼이 담긴 춤을 추는 사람의 호흡법이 전해질 때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춤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에 그런 진정한 춤꾼이 되고자 처음 춤을 시작할 때부터 노력해 왔다는 임 단장은 혼이 담긴 진정한 춤을 자신만이 출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후학을 위한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모든 것을 제작 지원하면서 무용수를 키우는 학교가 있는 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그러한 시스템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임 단장은 “어릴 때부터 춤에 젖어 있는 그런 춤꾼을 키우는 학교를 만들 것”이라 다짐하고 있다.

▲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전통이 갖는 민족성과 창작의 구도적 성향을 접목시켜 신과 인간의 중간자로 예술적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작품성향을 모색하고 있는 임이조 단장.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만들어 관객들이 스스로 오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적극적으로 홍보, 마케팅하여 많은 관객들이 우리의 진정한 춤과 혼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전통춤과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날, 임이조 단장을 보면 먼 미래가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NM

내가 춤을 추는 것은 몸과 마음, 그리고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