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장흥군 안양면 기산리에는 은퇴자와 귀농, 귀촌자 등 3세대가 공존하며 건강, 교육, 의료, 레저는 물론 입주자에게 일자리 소득기회를 제공하는 친환경 생태휴양 복합도시인 ‘로하스타운’이 조성되고 있다. 

이종서 기자 jslee@

▲ 천정자 대표는 된장마을을 만들고 된장학교를 세워 여생을 ‘된장 전도사’로 살아가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통합의학 박람회를 3년간 개최해온 전남 장흥군은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통합의학 의료에 막대한 예산과 함께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매년 10월 말 경에는 통합의학 박람회를 개최해 잘못된 식생활 습관으로 생긴 질병을 치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기능성 장흥된장의 개발이다.

전통 장류의 명품 브랜드 ‘햇콩마루’
예로부터 장흥은 전국에서 차 재배로 명성이 높은 지역이다. 그윽한 차향이 가득한 이곳에 최근 고향의 냄새인 구수한 된장의 향까지 더해지고 있다. 농업회사법인(주)장흥식품이 이곳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장흥식품은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등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우리에게는 ‘햇콩마루’이라는 브랜드로 익숙하다. 지난 2012년 안전행정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장흥식품은 지역 농특산품 계약재배를 통한 생산장려운동과 고용인력 창출, 도농교류의 활성화에 따른 지역특산물품 판매에 이바지해왔다. 사업을 시작한 지는 3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전통의 맛을 살린 된장으로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자연 그대로, 옛 방식 그대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재료도 최고의 것만을 선택했다. 마을 주민이 재배한 유기농 콩만을 사용하고, 물은 마을 뒤 사자산에서 나오는 암반수만 쓴다. 사용하기 편한 지하수를 마다하고 암반수를 고집하는 이유는 암반수가 예부터 마을 주민이 제사 음식 등 특별한 음식에만 사용하던 물이기 때문이다. 소금은 5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만을 사용한다. 소금 포대에는 2007년산이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여기에 무색소, 무방부제는 기본이고, 화학 첨가물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유기농콩, 깨끗한 물, 맑은 공기, 3박자와 전통방식으로 전통장류의 ‘명품 브랜드’
천정자 장흥식품 대표는 “장은 좋은 유기농콩, 깨끗한 물, 맑은 공기에 의해 맛이 결정된다. 이 세 가지의 궁합이 잘 맞아야 ‘맛있는 된장’이 나온다”라며 “기산마을은 이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고 말했다. 장흥식품의 제품은 전통의 맛을 살리기 위해 만드는 방법도 전통 그대로를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장작을 사용해 무쇠솥에 콩을 삶고, 메주는 황토방에서 띄워 건조장에 매달아 자연 건조한다. 모든 과정에 하나하나 손으로 처리한다. 이는 과거 우리 조상이 사용하던 방법 그대로다. 단, 정확한 염도 측정을 위해 염도계를 쓰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장흥식품에서 유명한 것은 된장만이 아니다. 고구마를 넣은 ‘고구마고추장’도 인기제품 중 하나다. 된장을 만드는 날은 곧 고추장 만드는 날이기도 하다. 콩을 삶은 물로 고구마를 삶는데, 이는 장흥식품만의 독특한 비법이다. 이렇게 전통을 고집하며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햇콩마루’이다. 된장 1kg에 25,00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햇콩마루'는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전통장류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기능성 된장 ‘황칠나무 된장’ 개발에 성공
초등학교 교사 출신 천정자 대표는 1988년 일본에서 지병치료를 받던 중 된장의 효능을 접한 이후 된장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후 귀국하자마자 된장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한 그는 최근까지 충남 서산에 ‘된장연구소’를 세우고 된장 연구에 몰두해왔다. 단골만도 수백명에 달할 정도였지만 지역이 발전하면서 주위환경이 변하기 시작하자 미련 없이 그곳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된장은 좋은 공기가 있는 곳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그렇게 전남 장흥에 정착하게 된 그는 최근 전통을 고수하며 계승발전 시켜 기능성 된장인 ‘황칠나무 된장’ 개발에 성공했다. 황칠나무는 장흥, 완도, 제주도 에서만 자라는 두릅으로 관절염과 혈액순환에 좋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황칠나무 된장은 전남도한방산업진흥원 조현우 박사가 황칠된장과 홍삼고추장의 효능평가와 성분분석을 진행 중이다. 한편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영양이 듬뿍 담긴 청국장 과자도 개발 중에 있다. 

여생을 ‘된장 전도사’로 된장마을, 된장학교 설립 1기 수료식 거행
천 대표는 “장흥된장은 대장염 개선 효능 평가를 위해 실험쥐 실험, 고추장은 진세노사이드(사포닌)함량 분석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 된장학교에서 전통의 된장 제조법을 배우는 학생들

한편 지난 2월 장흥식품은 제1기 된장학교 수료식을 가졌다. 장흥식품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간 천정자 대표가 ‘된장의 역사 및 유래알기’와 ‘된장·고추장 만들기 학습 및 체험’ 등의 교육을 시행해왔다. 천정자 대표는 된장마을을 만들고 된장학교를 세워 여생을 ‘된장 전도사’로 살아가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천 대표는 “‘발효식품이 맛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앨빈 토플러의 말은 이미 실현되고 있다”면서 “마을에 된장학교를 지어 유전자 조작 콩이 아닌 순수 우리 콩으로 선조 때부터 내려온 전통 된장 담그는 법을 가르치고 된장, 고추장, 소스 등을 개발하고 다양한 발효식품을 연구 매진하여 세계화 시키겠다 ”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