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선이 2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부동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투표 참여 여부, 즉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뒤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중도층·무당파는 20% 안팎이다. 이는 안 후보의 사퇴 전에 비해 약 10%포인트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 문재인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경제성장과 안보에 대해 자신했다

이번 대선이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초박빙 접전이 된다면 늘어난 부동층의 투표 참여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정권교체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 이탈한 부동층은 일단 투표장에 가면 야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결선투표제’ 카드 제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안철수 후보로부터 이탈한 부동층의 표심 공략을 위해 “정치개혁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며 자신과 안 전 후보는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1월 27일 서울 유세에서도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아주 큰 아름다운 결단을 내렸다”며 “안 후보가 이루고자 했던 새 정치의 꿈을 제가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후보는 유세에서 대선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도록 하겠다는 ‘깜짝 카드’를 던졌다. 그러나 대선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문제는 개헌을 수반할 수 있는 사안인데다 정치권 및 학계 의견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있어 실제 도입 전망은 희박해 보인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을 실시하는 제도로, 프랑스가 이를 도입한 대표적 국가이다. 문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 날 결선투표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교훈’이 적잖이 작용했다는 게 문 후보측 설명이다. 특히 단일화 룰을 둘러싼 진통 끝에 안 전 후보가 후보직에서 사퇴했지만 안 전 후보측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후보로선 안 전 후보의 지지층 끌어안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광온 대변인은 “대선 과정에서 단일화에 매몰되기 보다는 국민에 의해 자연스럽게 후보를 단일화하는 과정을 제도화하자는 것”이라며 “문 후보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필요성을 체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문 후보는 결선투표제를 ‘새정치’를 위한 핵심 개혁과제로 제시, 안 후보측과의 ‘국민연대’ 구축 과정에서 매개로 삼기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문 후보측 ‘새정치위원회’도 결선투표제 도입 문제를 정치개혁 과제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 등 소수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민주적 대표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해왔으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정당들이 사실상 외면하면서 이번 대선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았다.

박근혜 후보 측에 TV토론 실시 공식 제안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은 지난 11월 28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즉각 TV토론을 실시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열고 “박근혜-문재인, 문재인-박근혜 후보의 양자 토론을 즉각 시작하자고 공식 제안한다”며 “각종 언론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양자 토론을 즉각 시작하자”고 밝혔다. 우 단장은 “박 후보는 그동안 야권 후보가 2명이기 때문에 TV토론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래서 후보등록 전 언론사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후보간 토론은 한 차례도 못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후보단일화 결과 범야권 대표주자는 문재인으로 결정됐다”며 “후보가 결정됐는데도 박 후보가 TV토론 피하는 이유는 국민의 알권리와 검증을 피해 손쉽게 대통령 선거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단장은 또 “이러한 발상은 21세기 대한민국 대통령 자세가 아니다”며 “자기들 지지자만 역 광장에 모으는 선거운동 방식은 과거형이다. 정책과 비전 중심의 토론회를 통해 어느 후보가 차기 대통령 적임자인지 국민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이에 대해 박 후보측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박 후보는 토론을 기피하지 않았으며, 필요할 경우 언제라도 마주앉아 토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선거 전날인) 18일까지 모든 유세일정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는 상태여서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이미 선관위 주관의 3차례 토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한차례라도 해보고 난 뒤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그때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