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 된 지도 어언 30년이 다 돼 간다. 그간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시선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예전의 색안경을 많이 벗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늘어나고,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도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실정이다. 특히 일터에서 장애인들을 보기란 쉽지 않고 그들의 고용을 아직도 꺼리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믿음을 주는 나무(대표 김형동)은 “그들이 마음 편히 일을 하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는 모토 아래 장애인 고용에 적극 앞장서는 기업이다.

▲ “비장애인과 다르다고 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의욕과 성실함만 갖춘다면 성장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하는 김형동 대표

경북 구미에 위치한 믿음을 주는 나무의 김형동 대표는 지난 2004년 10월, 장애인 9명과 함께 이 회사를 설립했다. 장애인들과 처음 회사를 시작한다고 하니 주변의 우려가 컸고 무엇보다 다른 회사와의 연계가 힘들었다고 김형동 대표는 토로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대우 VCR 부품 조립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몇 달 만에 물량이 감소해 새로운 일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다른 일 역시 손에 익을 만 하면 일이 없어지는 통에 두 달 이상 가는 일이 별로 없었다. 때문에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해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준 것은 바로 ‘장애인 연계고용’이었다. 처음 1년간은 어려움에 직면해 회사의 앞날이 걱정될 정도였지만 2005년, 장애인 자립 작업장 대상시설에 포함된 믿음을 주는 나무는 이 제도를 십분 활용해 회사의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 제도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 근로자가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이어야 하고, 그 중 중증장애인이 50% 이상이야 하며 장애인 근로자가 최소 10인 이상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장애인의 열정과 고용인의 믿음이 하나가 될 때
현재 믿음을 주는 나무는 지체장애 7명, 시각장애 1명, 정신지체장애 7명, 뇌병변장애 2명 외 비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기업이다. ‘믿음을 주는 나무’라는 색다른 기업명에 대해 김형동 대표는 “나무는 장애인 개개인을 뜻한다. 나무는 부러지거나 작아도 상처를 입은 나무이거나 구불구불 굽은 나무일지라도 그저 나무로만 바라보게 된다. 오히려 그런 상처나 굽은 모양으로 더욱 값진 대접을 받기도 한다. 우리들도 편견을 갖지 않고 똑 같은 나무로 장애인들을 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업명을 지었다”고 말한다. 처음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대학 선배를 보고 자신도 효율성이나 생산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지만 그들에게 믿음을 주고 끊임없는 관심과 지도만 보여준다면 일반인들과 똑 같은 작업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자신도 장애인들과 함께 일을 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4년간 장애인들을 고용해 일하다 보니 장애는 그 등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 본인의 업무에 대한 열정과 관리자가 장애인이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믿음 이 두 가지가 하나가 될 때 그 장애인은 회사의 당당한 일원이 된다”고 김형동 대표는 덧붙였다.

▲ 믿음을 주는 나무는 지체장애 7명, 시각장애 1명, 정신지체장애 7명, 뇌병변장애 2명 외 비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기업이다

KH바텍과의 연계 고용 이후 지금까지 함께해
장애인 연계 고용 대상기업이 되었지만 연계고용을 해줄 기업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말하는 김형동 대표는 주변의 도움으로 지난 2005년 상반기 취업 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특히 함께 참여한 기업 중 KH바텍이 장애인 고용에 큰 관심을 보인 후 이곳 믿음을 주는 나무와 바로 장애인 연계 고용을 체결해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KH바텍 측에서도 처음에는 얼마나 효율성이 있을까 의심이 들었지만 김형동 대표 및 직원들의 큰 열정과 작업에 대한 효율성을 확인한 후 지금까지 함께 일을 해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큰 기업에서 장애인을 고용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장애인 한두 명이 섞여 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로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이 되기도 하는데 러한 문제 때문에 장애인 연계 고용이 아직 많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예전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아직까지도 일반인들과 똑 같은 시선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김형동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오히려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며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김 대표는 귀뜸했다. “몸이 불편해 자주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틈틈이 시간을 내서 근처 산이나 강으로 직원들과 함께 야유회를 간다고.

“비장애인과 다르다고 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의욕과 성실함만 갖춘다면 성장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형동 대표의 말처럼 장애인들에 대한 시선을 조금만 거두고 기들의 능력을 꿰뚫어본다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인 연계 고용도 이런 점에서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김형동 대표는 강조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