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강용면은 1990년대 초반 〈역사원년〉 시리즈 작업을 통해 '전통의 현대적 변용'에 관련한 주제의식에 천착해왔다. 특히 그는 한국 전통의 재해석이란 당대 미술현장의 담론들을 현대적 언어로 훌륭하게 번안하였을 뿐 아니라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작업에 매진해온 작가로 높이 평가되어 왔다. 

▲ 작가 강용면은 1990년대 초반〈역사원년〉시리즈 작업을 통해 '전통의 현대적 변용'에 관련한 주제의식에 천착해왔다.

재료와 형식의 끊임없는 실험적 모색과 그로 인해 우리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 작가 강용면의 조형세계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제의식은 언제나 일관성을 견지해왔다. 이러한 주제의 일관성은 그가 시대적 유행에 편승하여 세간의 담론들을 응용하는데 집중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는 판단을 가능케 했다. 작가는 민화와 더불어 불교, 무속 등의 민간신앙과 주술, 의식, 제례에 사용되었던 목인(木人), 목안(木雁), 상여조각 등 채색 목조각들을 출발점으로 하여 한국 전통의 민예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의 조형 형식으로 삼고 실험을 거듭한다. 그의 다양한 조형 실험은 첨단의 재료를 활용하는 최근에 이르기까지도 '우리 전통'과 관련한 신화, 설화, 역사를 일관되게 왕래하고 있다. 평면과 입체, 조각으로부터 설치에 이르는 강용면의 다양한 창작의 방법들은 석조, 목조는 물론이고 작가만의 독특한 재료 실험을 통해 전형화된 매스(mass)를 탈피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직접 제작한 특수 전기 가마를 통해 아크릴이나 PC판을 연성화시켜 조각체 만들기를 실험하고 자동차용 외장 도로나 에어스프레이를 통한 채색과 같은 특유의 창작 방식을 모색해 오면서 변신의 폭을 넓힌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일관된 주제의식이 작동한다.

▲ 온고지신-완장,850x400x100,resin,우레탄도색

 오방색 중 특히 모든 색을 흡수하는 흑(黑)과 모든 색을 반영해내는 백(白)의 존재는 사물의 존재적 질서를 넘어 운행 원리를 포함하는 정신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기에, 강용면의 작업에 있어서, 이전의 색채조각에서도 그러하지만, 최근의 투명 색아크릴판과 LED조명 등을 통해서 어둠과 밝음의 공간을 탐색하고 있는 작품들에서는 이러한 오방색의 역동적 미학이 더욱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작가는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좋은 전통을 잃어버리고 서양의 예술이 가장 발전된 예술인 것처럼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서 “예술은 가장 정신적인 인간의 행위이며, 역사의 전통이라는 토양 속에서만 훌륭한 예술작품이 생산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물려준 한국미의 독특한 창조적 원동력을 찾아내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현대적 조형언어를 조각으로 구현하는 작업으로 임하고 있는 작가 강용면. 지금까지 총 13회의 개인전을 가졌던 그는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대상, 중앙 미술대상전 우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등의 화려한 수상 경력의 소유자다. 한편 토론토·멜버른 아트페어, 뉴욕 아트 엑스포, 한국 현대 미술 독일 순회전,  KIAF (국제 아트페어) 등의 그룹전에도 참가한 그는 오는 11월 싱가폴 아트페어 출품을 비롯하여 내년에는 독일 퀠른미술관 초대전을 준비 중이다. NM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