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직을 겸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지난 8월 10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안 교수를 3대 원장으로 선임했다.

▲ 안철수 교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직장들인이 ‘사장으로 모시고 싶은 인물’ 1위에 꼽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7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철수 교수가 45.9%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자유로운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직원들의 잠재력을 펼치게 해줄 것 같다’는 것이 지지의 이유였다.

젊은이들의 도전정신 독려 위해 서울대 선택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지난해 ‘가장 멘토로 삼고 싶은 인물’ 1위에 꼽히며 ‘국민 멘토’ 수식어를 선사받은 안철수 원장은 올해 3.5%의 지목률을 나타내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에서도 처음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현 정부에서 한때 국무총리 후보로 타진하기도 했고, 얼마 전 문재인 이사장이 “(부산 총선에) 안철수 원장을 영입하고 싶다”라고 희망을 피력한 것이 화제가 되는 등 정치권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흔들림 없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안철수 원장이 무엇 때문에 ‘업계’가 아닌 대학을, 그것도 공공의 영역에 속한 서울대를 택했는지에 대해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학자 신분일 때는 학교 밖에 있을 때보다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받아들여주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중소기업 사장으로 국회의원한테 얘기하는 것과 교수로서 얘기하는 것은 달랐다. 사회적 차원에서 중립적으로 받아들여주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차라리 안철수연구소에 있으면서 능력을 발휘하는 게 좋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한 회사의 이익보다는 더 많은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되도록 많은 젊은이들에게 ‘창의와 자율의 기반’을 닦아주기 위한 수단으로 서울대행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바쁜 일정을 쪼개 틈나는 대로 지방 곳곳을 돌며 강연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안 원장이 서울대를 선택한 이유는 또 있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그것이다. 안 원장은 “40~50년 전 우리나라가 정말 가난할 때 발전 방향은 다른 나라가 이미 일궈놓은 것 중 조금이라도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부분에 모든 것을 걸어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였다”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면 리스크가 부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반세기만에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됐는데 이 과정에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만들어졌다”면서 “이런 점이 젊은이들의 도전을 가로막고 억누르는 요인이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할 기회를 안 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로 이 점이 그를 젊은이들, 학생들에게로 눈을 돌리게 한 중요한 이유가 됐다는 것이다.
　
국내 벤처기업에 경영 노하우 등 전파
안철수 원장은 1세대 벤처사업가로 국내 ‘IT업계의 구루’로 불린다.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회사를 경영해 벤처업계의 신망이 높다. 창업 10년이 되던 2005년 안철수연구소 최고경영자(CEO)직을 벗어던지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유학한 뒤 국내 벤처기업에 경영 노하우 등을 전파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 때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V3)을 개발해 국내 보안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되기도 한 안 원장이 9년 후 한국을 빛낼 100인으로 선정된 이유는 성공한 벤처기업인이어서도, 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그 타이틀을 이미 스스로 벗어던졌다. 안철수연구소를 나왔고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개발에서도 손을 뗐다. 그는 “아마도 앞으로 더 잘하라는 많은 분들의 기대가 더 컸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잘할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 안 원장은 “무엇을 했느냐보다는 어떻게 살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지식은 사라질 수 있어도 삶의 태도와 습관은 변하지 않고 영원하다. 열심히 산다는 건 그런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은 자신이 잘못된 상황에서도 주변 환경과 주위 사람들을 탓하는 본성이 있다”며 “잘못된 일의 절반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실수라는 감정 소비보다는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각자가 자기 인생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지적하며 “각자가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닌 만큼 긍정의 힘을 토대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때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