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은 바람의 소리다. 주름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바람을 넣어, 리드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소리는 건반이나 버튼으로 조작한다. 건반은 멜로디로, 버튼은 반주로 사용된다. 멜로디와 반주가 다 가능하기 때문에 1인 오케스트라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 물론 합주도 가능하고, 연주를 하며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악기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소리를 내는 것인데 아코디언은 이미 소리가 만들어져 있어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악보를 볼 줄 몰라도 연주가 가능하며 초등학교 4학년 정도면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 양손을 다 쓰는 악기이기 때문에 두뇌개발과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좋아 중, 장년층에서 배우는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는 악기다.

세계 최초 120인조로 구성된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

▲ 예찬하 박사

색소폰과는 다르게 혼자서도 모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작은 오케스트라, 그것이 아코디언이 가진 매력이다. 단조로 연주하면 서정적인 느낌, 장조로 연주하면 진중한 무게감이 느껴져 과거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때에는 진군가 등에 쓰일 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선동하는 악기이기도 했다. 예찬하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의 행보가 화제다. 세계 최초 120인조로 구성된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는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아코디언 음악계를 선도하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가 진행했던 그간의 공연은 아코디언이라는 악기로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된, 가슴 속에 파고드는 감동으로 성황을 이뤘으며 특히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행진곡’ 등 클래식과 재즈와 탱고, 칸초네, 샹송, 한국가요, 민요 등을 선보이며 많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예찬하 박사는 ‘대한민국 아코디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러시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모스크바챔버오케스트라 지휘를 비롯, Bach, Handel 탄생 300주년 기념음악회 지휘자, 오라토리오 <메시아><엘리야><천지창조> 지휘자, 뮤지컬 <가스펠>음악감독, 잠실종합운동장에서 4일간 개최된 2천명 한국합창단과 350명 미국단원으로 구성된 세계적인 뮤지컬 <프라미스> 한국공연 지휘자, 서울시연합합창지휘자, 부활절연합지휘자, 서울중앙교회·왕십리교회·명성교회 지휘자로 활동한 바 있는 예찬하 박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일본과 유럽 순회연주를 하였다. 또한 KBS홀,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KBS-TV연주 및 세종대학교 대양홀,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용산아트홀, KTX 서울역사, 삼성코엑스, 서울시청 등에서의 연주회뿐 아니라 탈북형제들을 위한 사랑의 음악회, 소록도 순회연주와 강릉단오제 초청공연, 정선아리랑제 개막공연, 청계광장 콘서트, 광화문 문화광장 콘서트 등을 진행하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난 2011년 창단된 이후 2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음악전공자와 전문아코디언 연주자들로 구성된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는 관객들과 함께하는 ‘열린음악회’, 음악을 어렵게만 생각하던 시민들과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음악회’로 아코디언 음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중이다.

아코디언 인구 저변 확대 위해 다양한 노력 기울여
제1~2회 대한민국 아코디언콩쿠르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예찬하 박사는 한국인 최초로 바얀(러시아의 버튼식 아코디언)과 반도네온을 연주한 인물이다. 동경유학 중 러시아교육성 초청으로 도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러시아국립음악원 및 서울대, 국립국악원, 동경음악학교, 영국왕립음악학교에서 수학했다. 귀국 이후 아코디언 전문연주자 및 지도자양성과 아코디언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 1999년 한국아코디언아카데미를 설립한 그는 한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 아코디언 과정을 개설하였으며 지금까지 65차례에 걸쳐 예찬하 박사 마스터클래스와 기악캠프 개최는 물론 국내 최초로 아코디언오케스트라를 창설하여 그동안 아코디언 문하생만 8,000여명을 배출하였다. 현재 그가 운영 중인 한국아코디언아카데미는 한국아코디언콘서바토리와 평생교육원, 서울페스티벌앙상블, 서울아코디언신포니에타, 까레이스키 바얀앙상블, 다윗미션라이프챔버오케스트라, 연구원, 문화원, 전문연주자과정, 최고연주자과정, 영재학교, 아코디언연구소, 예찬하퀸텟, 서울아코시어터 및 전문연주 앙상블단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찬하 박사는 “그동안 서커스와 유랑극단을 통해 서민들의 관심을 받아오던 아코디언은 일반적으로 저품격의 예술장르악기로 인식되었고 정통예술악기로 사랑받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터무니없는 냉대를 받아왔다”면서 “그러나 아코디언은 다른 어느 악기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뛰어난 예술악기로써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미개척분야다”고 피력했다. 현재 한국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아코디언오케스트라, 서울아코디언신포니에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사)한국아코디언협회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인 예찬하 박사는 편곡과 지도자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아코디언의 명품화와 대중화를 위한 르네상스를 구현하며 한국아코디언 음악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예찬하 박사를 통해 발전해나갈 한국 아코디언 음악계의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