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불교는 사회 속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공동체의 조화와 발전에 기여해 왔다. 오랜 역사 속에서 불교는 인간의 고통을 줄이고, 평화와 자비를 실천하는 가르침을 전파해 왔으며,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불교는 개인의 깨달음을 넘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종교로서 복지, 환경 보호, 정신 건강 지원, 교육, 평화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의 이러한 실천은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며, 자비와 공존의 정신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때 더욱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빵 봉사’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
“2025년 새해를 밝히는 붉은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자비와 사랑의 씨앗을 우리 모두 함께 뿌려보면 어떨까요? 나눔의 순간은 곧 마음의 꽃이 피는 시간입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수안사와 보현사의 주지 묘담 스님은 나눔과 실천을 통해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며, 자비의 의미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행자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작은 사찰, 수안사에서 그는 매일같이 빵을 굽는다. 이곳에서는 전통 사찰의 향 대신 고소하고 달콤한 빵 굽는 냄새가 퍼지며, 이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사랑과 자비를 나누는 중요한 과정이 된다.

▲ 수안사·보현사 주지 묘담 스님

묘담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은 글로 배우는 것보다 삶으로 실천하는 데 있다”며 “자비와 사랑을 행동으로 베풀 때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달동네에서 근성 큰스님과 함께 수안사를 일으켜 세울 때부터 빵 봉사를 시작했던 묘담 스님. 20년 전부터 지역의 빵 공장, 빵 가게에서 남은 빵을 가져와 불우한 이웃들에게 선사했던 스님은 지난 2020년 사찰에 오븐을 마련하고 직접 빵을 굽기 시작했다. 묘담 스님은 “한때 공양간에서 방문객들에게 제공할 간단한 다과를 고민하던 중, 빵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서 “이후 지역의 빵집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빵 나눔 활동을 펼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빵 봉사를 시작했던 초창기에는 주말마다 소소하게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었지만, 이제는 매일 반죽하고 구워 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빵을 전하고 있다. 그의 빵은 복지시설과 노숙인을 위한 급식소, 장애인 복지센터 등 여러 기관을 통해 전달되며, 먹는 이들에게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묘담 스님은 “빵을 굽는 시간은 자비와 사랑을 준비하는 시간”이라며, 빵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온정을 나눌 수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묘담 스님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 수안사는 오늘날 사랑을 배우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이 방문해 사회 체험 활동의 일환으로 빵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직접 만든 빵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누는 경험을 한다. 묘담 스님은 “밀가루가 발효되고 빵이 부풀어 오르는 과정은 우리 인생과도 같다”며, 작은 실천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경험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배우고, 자신들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자연과 생명을 위한 또 다른 실천, 보현사
묘담 스님은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보현사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보현사는 흔한 사찰과 달리 ‘무인 사찰’로 운영되며, 야생동물들의 쉼터이자 생태 방생과 천도재가 이루어지는 자연 도량이다. 스님은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수행의 일부”라며, 잡초 하나도 함부로 뽑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에는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며, 동물들을 위한 천도재를 지내는 등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묘담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은 글이 아니라 삶 속에서 실천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그는 빵을 굽고, 자연을 보호하며, 소외된 이들을 돕는 과정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며 스님은 “우리 모두가 조금씩이라도 나눔을 실천하면 세상은 더 따뜻해질 것”이라며, 작은 행동이 만들어낼 수 있는 큰 변화를 강조했다. 그가 만들어 내는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과 자비의 씨앗이며, 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작은 기적이다. 묘담 스님의 행보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온기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