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조영남의 첫 히트곡 ‘내 사랑 딜라일라’ 음반 재킷, 1968년.

가수인 동시에 MC 그리고 화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가수 조영남씨(80세). 그 스스로 강조하듯 ‘변변한 히트곡 하나 없는 가수’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히트곡이 매우 많은 가수다. 

‘딜라일라’ ‘물레방아 인생’ ‘내 생애 단 한 번만’ ‘고향의 푸른 잔디’ ’최진사댁 셋째 딸’ ‘각설이’ ‘제비’ ‘옛 생각’ ‘동해의 태양’ ‘불 꺼진 창’ ‘기다리는 마음’ ‘내 고향 충청도’ ‘모란 동백’ ‘지금’ ‘화개 장터’... 등등.

가수로써 수명 또한 길다. 1966년에 첫 취입을 시작한 이래 최근까지도 여전히 마이크 앞에 서고 있을 만큼 대중들 관심에서 멀어진 적이 없는 가수이기도 하다.

그의 무대는 거침이 없다. 트로트와 록은 물론 팝과 옛 노래, 민요나 가스펠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애드리브의 귀재’이기도 하다. 무대에 따라 노래를 제각각 다르게 구사하는데 심지어 민요를 재즈로, 또 트로트를 타령조로, 동요를 소울로,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무게 잡기’를 도통 싫어하는 듯한 그의 거침없는 돌발 행동, 진지해 보이지 않는 면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많이 보는 인물, 조영남. 

1960년대 말에 거세게 일었던 쎄시봉 붐의 주역이자 70년대에 불어닥친 ‘청년문화’의 기수이기도 한 조영남. 그 조영남에 대한 이야기.

글 l 박성서(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 '고철(高哲)'이라는 예명을 쓰며 작사가로도 활동했던 조영남 데뷔 음반.

‘딜라일라’ 한 곡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다

‘밤 깊은 골목길 그대 창문 앞 지날 때/창문에 비치는 희미한 두 그림자/그대 내 여인 날 두고 누구와 사랑을 속삭이나/오 나의 딜라일라 왜 날 버리는가/애타는 이 가슴 달랠 길 없어/복수에 불타는 마음만 가득찼네. -딜라일라(조용호 개사, 김인배 작곡, 조영남 노래)’

무명인 조영남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노래 ‘딜라일라’다. 조영남 씨는 1968년, 번안곡 ‘딜라일라’를 부르며 처음 데뷔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본인 또한 지금까지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2년 전인 1966년, 그의 목소리를 담은 첫 음반이 발표된다. 

서울대 음대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고철(高哲)'이라는 예명을 쓰며 작사가로도 활동을 시작했지만 당시 자신의 노래가 음반으로까지 발매된 것은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라 했다. 

“당시 학비 때문에 미8군 무대에 섰지요. 전공인 성악과 팝 사이에서, 그러니까 순수 음악과 8군 쇼의 틈바구니에서 고민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했죠. 그 무렵 무대에 함께 섰던 여가수 박일양씨 소개로 작곡가 박선길 선생님을 만나 아르바이트 삼아 번안곡 몇 개를 개사해 건네주었고 또 그 무렵, 테스트 삼아 마이크 앞에서 몇 곡 불렀던 것 같긴 하다.”며 오래된 기억을 더듬었다. 이 회고 속에 등장하는 작곡가 박선길·가수 박일양 부부는 1990년대 미국에서 귀국해 ‘오늘 같은 밤이면’을 부른 주인공, 가수 박정운의 부모다.

가수 조영남씨가 첫 취입, 발표했던 음반은 '노래의 성좌(星座)-외국 가요 시리즈 VOL. 1(가 12103/신세기)'이다. 시리즈로 발매된 이 옴니버스 음반을 통해 ‘밤하늘의 트럼펫‘을 비롯해 '빗줄기의 리듬(Rhythm of the Rain)’, ‘걱정 말고 떠나주오(You are Free to Go)’, ‘황혼의 월츠(I Really Don't Want to Know)’ 등 번안곡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개사는 본인이 직접 했다.

▲ ‘청년문화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가수 최영희와 조영남. 이들은 함께 음반과 영화, 그리고 TBC 쇼프로그램 '영남이랑 영희랑'의 MC로도 활동했다.

가수 뿐 아니라 연기 활동으로도 종횡무진

성악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오페라나 가곡은 재미없어’ 팝을 더 좋아했다는 그는, 성악을 기초로 한 창법으로 1968년, 번안곡 ‘딜라일라’를 비롯해 ‘내 생애 단 한 번만’, ‘고향의 푸른 잔디’, ‘물레방아 인생’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인기가수로 급부상한다. 

또한 ‘버스스탑 아워 타운(Bus Stop, Our Town, 서울대)’, ‘동키호테(실험극장)’의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내 생애 단 한 번만’, ‘푸른 사과’, ‘서울 에비타’ 등에 출연함과 동시에 TV 드라마 ‘너무하셨어’에서도 열연, 탤런트 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무렵 TBC는 조영남과 가수 최영희를 MC로 발탁, 쇼프로그램 '영남이랑 영희랑'을 신설하기도 했다.

1969년 시민회관에서 열렸던 ‘조영남 리사이틀’은 그의 다재다능함과 자유분방함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무대다. 당시는 무대에서 안경을 착용하는 걸 금기시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조영남은 큼지막한 검은 뿔테 안경을 보란 듯이 쓰고 나와 넥타이마저 풀어 헤친 채 무대에 나서 이태리 칸초네 ‘카사 비안카(Casa Bianca)’의 번안곡 ‘하얀 집’을 즉흥적인 가사로 바꿔 부르는데 가히 노랫말이 압권이다.

‘시커먼 하얀 집/어쨌든 하얀 집/누가 뭐래도 하얀 집/좌우지간 하얀 집/불이 나면 빨간 집/꺼지면 까만 집/빌려주면 전셋집/팔면은 남의 집/(중략)/닉슨이 사는 더 화이트 하우스(The White House)’.

처음엔 지나치게 장난스러운 가사로 시작되지만 마지막까지 듣고 나면 그가 지칭하는 ‘하얀 집’은 다름 아닌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사는 백악관'이었다는 익살로 마무리한다. 이를테면 제 맘대로 휘두르는 절대 권력에 대한 조롱이 담겨있는, 일종의 풍자송이었던 셈이다.

▲ 좌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신중현, 1969년. (아래) 파격적인 스테이지로 화제를 모았던 ‘조영남 리사이틀쇼(1969년)’, ‘조영남-이일병과 이쁜이(1971년)’ 음반, 처음엔 ‘조일병과 이쁜이’로 음반이 발표되었다.

시회 통념을 초월한 돌발 행동으로 안티 클럽까지 생겨나

사회 통념을 초월한 듯한 그의 돌발 언행과 행동으로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수시로 넘나들었던 탓에 인터넷에서는 팬클럽과 동시에 안티클럽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대표적인 일화가 ‘와우아파트 사건’이다. 1970년 5월,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김시스터즈 공연 무대에 오른 조영남은 ‘신고산타령’을 ‘신고산이 우루루루 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로 가사를 즉흥적으로 바꿔 불렀다. 서울 와우아파트가 입주 20여일 만에 무너져 33명이 사망한 사건을 빗댄 노래였다. 이 일로 그는 당국에 의해 출연 정지 처분을 받는 동시에 ‘괴씸죄’에 걸려 반강제로 입대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넉 달 뒤인 1970년 9월 16일에 결국 입대한다. 그러나 군 복무에 따른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복무 3년 내내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는 특혜를 누렸기 때문이다. ‘보리밭’, ‘옛 생각’, ‘이일병과 이쁜이’를 비롯해 ‘떠나는 마음’, ‘동해의 태양’, ‘충무공의 노래’ 등이 모두 이 기간에 발표한 노래들이다. 

‘나 하나 몸 간수도 못 하던 내가/총 들고 싸움터에 나섰습니다/부모님 말씀도 안 듣던 내가/조국의 부름에 따랐습니다/훈련소서 더벅머리 싹뚝 잘릴 때/서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예예예/지금은 산뜻한 군복을 입고/호미 대신 총을 메는 멋쟁이라오.’.

‘이일병과 이쁜이(조영남 작사, 김학송 작곡)’의 1절이다. 이 노래는 처음 ‘조일병과 이쁜이’라는 제목으로 음반이 발표되었지만 얼마 후 ‘이일병과 이쁜이’로 제목이 바뀌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한 것이다.

‘보리밭’, ‘옛 생각’, ‘동해의 태양’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중 1971년 11월에 발표된 ‘동해의 태양’은 김민기 작사, 송창식 작곡으로 이후 송창식(72년), 윤지영(73년), 김민기(93년) 등에 의해 ‘내 나라 내 겨레’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피맺힌 투쟁의 흐름 속에/고요히 간직해온 우리 겨레 앞에/보라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누구의 앞길에서 환히 비치나/찬란한 선조의 문화 속에/고요히 간직해온 우리 겨레 앞에/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을손가. -동해의 태양(김민기 작사, 송창식 작곡, 조영남 노래)’

이 노래는 1970년대 초, 경음악 평론가 이백천 씨가 주도했던 'Campus Crusador(통기타 그룹들의 대학 순회 공연)'의 팀 송으로 불렸던 노래이기도 하다.

▲ 1960~70년대 조영남 발표 음반들.

제대 후 신학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다

1973년 7월 제대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신학 공부를 하던 8년간의 체류 기간에도 조영남은 틈틈이 귀국, 공연과 함께 음반 취입을 활발히 했다. 그 때문에 긴 외유에도 불구하고 가수로써의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불 꺼진 창’, ‘제비’, ‘사랑이란’, ‘삽다리’ 등이 모두 이때 발표된 노래다.

여전히 무대에서 그는 거침이 없었다. 트로트와 록은 물론 팝과 옛 노래, 민요나 가스펠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크로스 오버 맨’인 셈이었다. 

‘애드리브의 귀재’이기도 했다. 원 작곡자 입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새삼 궁금할 정도로 무대마다 노래를 제각각 다르게 구사하는데 심지어 민요를 재즈로, 또 트로트를 타령조로, 심지어 동요를 소울로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때때로 ‘같은 노래를 저렇게 부를 수도 있구나’, 싶어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었는데 특히 ‘최진사댁 셋째 딸’, ‘물레방아 인생’, ‘내 고향 충청도’, ‘삽다리’ 등은 번안곡임에도 우리 노래보다 더 우리 노래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1. 세상만사 둥글둥글/호박 같은 세상 돌고 돌아/정처 없이 이곳에서 저곳으로/기웃기웃 구경이나 하면서/밤이면 이슬에 젖는 나는야 떠돌이/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2. 부슬부슬 비가 내리면/두고 온 내 고향이 그리워져/가지 말라 소매를 붙잡고 울던/순이는 지금은 무얼 하나/만나면 이별이지만 이별은 서러워/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물레방아 인생(조영남 작사, 복기호 편곡, 조영남 노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조영남 노래들

조영남 노래 중에는 주목할 만한 명곡들이 많다. 또한 많은 노래들 속에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4후퇴 때 피란 내려와/살다 정든 곳 두메나 산골/태어난 곳은 아니었지만/나를 길러준 고향 충청도’에서 처럼 그는 1945년 해방둥이로 황해도 남천에서 태어났다. 1·4 후퇴 때 피란 내려와 충청도 예산의 삽교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이후 나온 노래가 ‘내 고향 삽교를 가보셨나요/맘씨 좋은 사람들만 사는 곳/시냇물 위에 다리를 놓아/삽다리라고 부르죠’로 시작되는 ‘삽다리’다. 두 곡 모두 번안곡이다. ‘내 고향 충청도’는 ‘Banks of the Ohio’, ‘삽다리’는 'Down South In New Orleans'가 원곡이다.

그런가 하면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헤이(Hey)’에 노랫말을 붙인 ‘여보’는 어떤가. 이 노래에는 그의 사랑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60~70년대 젊은이들의 문화를 주도했던 음악감상실 ‘쎄시봉(C´est Si Bon)’에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상대는 첫사랑 윤여정이다. 

‘여보 무교동 어느 음악다방에서/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여보 소꿉친구처럼 얘 쟤 하며/세상 모르게 재미만 있던 때가 추억이 되었소
여보 불광동 계곡 바위에 누워/처음 사랑의 별을 헤었던 그 밤/그 밤 기억하오/여보 쏟아지는 찬비를 맞아가며/광화문 골목길을 헤매던 그 밤/그 밤 기억하오
여보 우리가 함께 가는 이 길이/때로는 먼 길처럼 보여도 나는 행복한 나그네라오/사랑하오 여보/원앙 같은 사랑은 몰라도/비둘기 같은 짝은 못 돼도 난 이 순간 행복하오/여보 꽃 한 송이 건네준 적 없고/생일 한번 못 챙겨준 나의 주변/할 말이 없구려
여보 당신의 모든 게 고마워도/손 한번 감싸주지 못했던 나를 이해해 주겠지. -여보(조영남 작사, 노래)’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정곡인 셈이다. 저간의 사정을 알고 들으면 이 노래가 정겨운 동시에 안타깝다, 반면 역설적으로 그때문에 한편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교동 어느 음악다방…’. 이곳 쎄시봉에서 만나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가수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한대수 씨 등 이른바 1970년대 ‘청년문화’의 주역들이다. 이들과 어울려 우리나라 통기타 음악사의 밑그림을 그렸다.

또한 지난 2001년에 발표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은퇴의 노래’도 주목을 받았다. ‘제발 나같이 오래된 가수한테 은퇴란 말은 마세요. 몸은 비록 최희준 선배지만 마음만은 HOT랍니다.’라고 호소, 대중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냈다.

▲ 1983년에 발간된 자전적 에세이집「조영남 양심학(평민사)」표지, 그리고 화투 그림을 소재로 한 ‘조영남/한강(1988년)’ 음반 재킷.

웬만한 문인들보다 더 부지런한 글쓰기 

‘무게 잡기’를 싫어하는 듯한 그의 거침없는 행동, 너무 특출나 오히려 진지해 보이지 않는 면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보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는 조영남 씨.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며 동시에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한양음대 2년 중퇴, 서울대 음대 3년 중퇴, 그리고 미국 트리니티 침례신학교의 졸업장과 목사 자격증을 받은 뒤 1981년 귀국, 첫 저서「어느 한국 청년이 본 예수」를 발간했다. 이어「조영남 양심학(1983년)」「놀멘 놀멘(1994년)」「예수의 샅바를 잡다(2001년)」등에서 특유의 해박함과 자유분방한 논리를 보여준다. 이후로도 그의 글쓰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가 1983년에 펴낸 「조영남 양심학(평민사)」에 적혀있는 그의 소개 글, 마지막 글귀는 역시 조영남다웠다. 그 글은 이러했다. ‘조영남은 누구인가? 그는 아무것도 아니거나 꽤 괜찮은 무엇이다. 그렇다. 그가 즐겨 그리는 화투장의 솔껍데기이거나 팔공산 광이다.’

조영남은 스스로 억제하지 않으면 오히려 곤란할 것 같은 강렬한 개성,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다 보니 대중들로부터 동시에 비난도 많이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년에 출간한 저서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의 파장이었다. 민감한 시기였던지라 더욱 논란이 되었다.

그 여파로 KBS-TV ‘체험 삶의 현장’을 비롯한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해야 했지만 1년 7개월 여만에 복귀, MBC 간판 프로그램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비롯해 토크쇼 등에서 종횡무진 활동을 펼쳤다.

화투를 주제로 한 화가 조영남

그는 1973년 첫 개인전 이래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음악은 대중성이 있어야 하지만 미술은 독자적이고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이하게도 화투를 주 오브제로 사용하다가 1980년대 말부터는 바둑판, 초가집, 바구니, 태극기 등으로 소재를 넓혔다. 그러나 정작 고스톱은 못 친다. 바둑 또한 못 둔다. 최근엔 입체 콜라주로까지 영역을 확대, 설치미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2016년의 ‘미술 대작 사건’으로 이어지며 또다시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은 대법원 무죄로 판결이 났다.
변화무쌍한 발상의 전환을 지닌 자유주의자, 그는 앞서 거론했듯 70년대 들어 등장한 신조어 ‘청년문화’의 주인공이다. 이 용어는 1970년 당시 「세대」지 2월호에 언론인 남재희가 조영남, 최영희가 청년문화의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는 기사를 쓰며 제목을 ‘청춘 문화론’이라고 붙이면서 부각 된 용어다. 

청년문화의 기수로 출발해 지금까지 거침없이 내달려오고 있는 조영남의 활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다음 행보는 어떠할까? 그것 또한 궁금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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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만능 엔터테이너 조영남[1][2](서울신문, 2007년 4월 7일, 4월 14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