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에 바탕을 둔 한국의 미가 세계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주목되고 있는 오늘, 참다운 계승과 발전이 이루어져 더 나은 미래 문화유산으로 보존, 발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모두가 미래를 바라보는 현시대에 과거 우리 전통 문화의 명맥을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전통 문화 보존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이윤정 놋반안성방짜유기(주) 대표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는 배경이다.

▲ 이윤정 대표

방짜유기의 현대화·대중화 위해 다각도의 노력 기울여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음식과 접촉할 경우 색이 변하는 성질을 지녀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사용됐던 유기제품은 우리 고유의 그릇이다. 특히 구리(78%)와 주석(22%)을 합금한 엄선된 재료로 전통 주조와 담조 기법으로 제작되는 방짜유기는 동의보감 등 다양한 역사책에도 등장하며 다양한 균들과 농약 성분을 빨아들여 독성을 없애주는 살균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실험에서는 유기제품이 99% 수준의 비브리오균 제거 효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의 향균 효과도 검증됐다. 다만 방짜유기는 천 번을 두드려야 하기에 공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작업자의 피로도도 매우 높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방짜유기 값이 비쌌던 것도 하루에 30∼40개만 생산할 수 있었던 공정의 비효율성 탓이다.

이에 이윤정 대표는 수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방짜유기를 수작업의 아름다움은 살리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국내 최고의 현대식 방짜유기 생산자동화 라인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의 유기 제품을 선보여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놋반안성방짜유기(이하 놋반)는 스마트 공장을 설립하고, 유기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방짜유기 판재를 자르고 열을 가해 압축하는 3번의 제작 과정을 ‘프로그래시브 자동화 금형으로 CS 프레스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공정을 구축했다.

이윤정 놋반안성방짜유기(주) 대표는 “최고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하여 만들어진 놋반의 제품은 정확한 성분과 비율로 합금된 소재를 사용했다”면서 “제작 공정 중 통방짜유기의 제조방식을 그대로 도입하면서 현대화된 설비로 1,2차 열처리와 2500톤의 압연으로 기포가 없고 단단하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그간 놋반은 반상기세트, 다과세트, 혼밥세트, 어린이세트 등 다양한 유기그릇을 출시하고 와인잔, 커트러리, 파스타접시, 미용과 건강관련 제품과 반려동물 식기류 등 최신 트렌드에 맞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윤정 대표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콘텐츠와 유기를 접목해 또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것으로, 전통 유기를 현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전통인 유기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이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전 세계에 한국의 그릇문화 알리고자 해외수출 진행놋반은 장점이 많은 유기를 많은 분들이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통의 멋은 살리고 현대 생활에 편리한 생활 유기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으며, 유기 업계 최초로 유기 그릇에 유아 캐릭터를 콜라보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더 핑크퐁 컴퍼니의 아기상어와 핑크퐁을 실리콘을 응용해 유아 식기류를 개발하였고, 관계부처 6개 합동 한류마케팅 행사인 프랑스 k-expo에 진출하여 프랑스 패션회사와 융합상품을 개발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 외 다양한 국내외 활동으로 활발한 판로 개척을 이루고 있다. 또한 안성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되어 안성맞춤에 맞는 안성유기 상품을 안성시의 관광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지속적인 해외 진출에 문을 두드려 전통 유기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놋반은 해외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브랜드 런칭 이후 경기도 주최 ‘2023 G-FAIR 아세안+’, 미국서 열린 ‘제21차 세계한인비지니스 대회’, 주홍콩총영사관의 ‘2023 국경일행사’ 등 다양한 국내외 행사서 주요인사, 소비자, 바이어 등에게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는 놋반은 지속적으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린 끝에 미국 시카고 가정용품 전시회(Inspired Home Show)에 참가해 수출 상담을 통해 미국 시장 수출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중국, 독일, 일본, 홍콩에도 수출을 진행하며 세계에 한국의 그릇문화를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생산자동화라인을 통해 생산성이 70% 이상 향상되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놋반은 2021년 처음으로 해외 수출에 도전, 사실상 첫 수출 성과를 거둔 2023년 수출액이 무려 3,233% 급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검증받았다. 이처럼 전통 방짜유기 제작 기술을 현대화하여 고유의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강조하는 제품을 개발해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안정받아 놋반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브랜드K 지정, 제11회 아시아로하스(ESG) 산업대전 전통 유기 부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제13회 아시아로하스 산업대전 방짜유기 부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윤정 대표는 “놋그릇을 더 쉽게, 더 싸게 사용할 수 있게 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장점을 알리고, 다음 세대로 놋그릇의 맥을 이어 가는 일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놋그릇의 대물림과 1500년 전통 상품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대화된 설비와 기술력이 필요하다. 장인이 아닌 일반 작업자가 약간의 기술만 익혀서 제조 가능한 그리고 품질은 더 우수한 현대화된 제조라인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