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역할은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균등한 기회를 바탕으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치에서 말하는 ‘좋은 성과’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필요와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는 입법이다. 

윤담 기자 hyd@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 ‘무엇을 어떻게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모든 사안은 추상적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 과제임을 유념해야 하고,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제 해결에 전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포용적 리더십으로 여성 정치인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
우리나라 여성 정치인의 비율은 OECD 가입국에서 몇 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1995년 이후 처음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최근 2022년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중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당선되지 않았다. 시·군·구청장 중에서는 전체 226명 중 7명만이 여성으로, 비율은 약 3.1%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2018년 민선 7기에서의 8명(약 3.5%)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국내 여성 정치인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삶에 힘이 되는 좋은 정책을 발현하는 데 있어 정치에서 ‘여성’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개인의 영달이 아닌 구민의 입장, 특히 어렵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의 대변자가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온 김안숙 서초구의회 前의장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는 배경이다. 3선 의원으로 활동하며 제8대 서초구의회 의장까지 역임한 김안숙 前의장은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중앙당 직능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 한국여성정치연맹 서초지회장

1998년 서초갑 여성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공헌해 김대중 대통령 총재시절 표창을 받았던 김 前의장은 2002년 16대 노무현 대통령후보 새천년 민주당 대통령 중앙선거 대책위원으로 활약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 선거 대책위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데 헌신한 그는 1997년 서초구 지역 여성위원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3선 의원을 거쳐 서초구의장으로 선출된 후에는 서초구의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그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과 관련된 각종 조례안들을 발의하며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김 前의장은 4대강 공사, 우면산 가꾸기, 자투리 공원을 늘려나가는 한편, 초·중·고등학교에서 친환경 실내를 조성하고, 방범 봉사단체를 활성화시켜 우범지역 CCTV를 증설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아울러 청소년과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 분야 예산 100억 원의 편성에 주력하고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에 중점을 두고 평생직업 교육을 위한 예산 마련에도 힘썼다. 공교육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각 학교에 4000만원씩을 지원하고 특히, 원어민 교사양성을 위해 집중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데도 힘을 보탰다.

특히 의원 개개인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세미나를 추진함으로써 전문성을 제고하고자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과 교육협력 협약을 체결, 개설된 지방리더십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의원역량 향상 교육을 받음으로써 지방정부의 정책 등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안숙 前의장은 서초구 의정대상,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대상 기초의회부문 의정대상, ‘2021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좋은 조례 분야 최우수상을 연속 4회 수상한데 이어 신지식인 인증상에 선정되며 명실상부 여성 정치인들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그동안 여성 권위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2024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지방자치와 지방행정의 발전 위한 제언
김안숙 前의장은 “우리의 지방자치와 지방행정은 잘못된 제도와 관행으로 인해 지방자치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 내부의 행정체계 또한 과거의 중앙집권적 구도 아래 고비용 저효율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민선체제가 출범하면서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권과 자치행정권, 자치조직권과 자치재정권 모두 극히 제한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김 前의장은 “이러한 원인이 우리나라가 시대적 조류에 맞는 수준의 분권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지방차원의 자기통제 또는 자기정화 체계의 미비, 비효율적인 행정체계의 유지 및 운영에 있다”면서 “지방의회와 지방의원들은 개별적 민원이나 처리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합리적 분권운동과 지방행정 개혁의 핵심적 주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하며 지역사회에 산재되어 있는 생산적 에너지를 모으고 지역사회의 각종 분쟁을 조정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혁신을 위해서는 정치적 자치분권과 재정적 자립이 이루어져야 하며, 중앙에 집중된 권력과 재정을 지자체로 이양하고 지역 스스로 자치와 자립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특히, 중앙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과 주민이 주도하여 자치분권을 구축하고 혁신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성패는 지역과 주민의 주체적 역량에 달려 있다. 김 前의장은 “단체장과 공무원 그리고 일반 시민 모두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지방의원들은 선거에 임하면서 가졌던 각오와 선거과정 중 한층 단단해진 열정을 바탕으로 지방자치 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에 큰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석사 및 일반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정치실무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안숙 前의장은 현재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제13대 총동문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또한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정치외교학과를 수료하고 “가치우선순위에 따른 지방 자치단체 기관구성 유형의 선호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세아 법무법인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꽃이 된 세월>, <당신의 징검다리> 등이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