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과 성과를 추구하던 과거의 권위주의 리더십으로는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로 진입했다.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리더의 자질 만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없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 전흥배 (사)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 회장

배가 아무리 훌륭해도 선장이 무능하다면 순항할 수 없는 법이다. 리더는 구성원 위에 군림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봉사하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일종의 공감형 리더로 조직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구성원 간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데 익숙한 지도자이다. 구성원의 의견이 틀렸다고 지적하기보다는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며, 갈등과 대립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일본 사회와의 공존 통해 한일관계 발전에 가교 역할
전흥배 (사)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장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1981년 부산대 공대를 졸업 후 1997년 일본으로 진출한 전흥배 회장은 (재)일본관서한국인연합회의 3대, 4대 회장을 역임하며 연합회가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일본 사회와의 공존을 도모함으로써 한일관계 발전에 가교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전 회장은 민단과 함께 한마당축제 개최, 한국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해 일본의 각 지역 한국인연합회 등 각종 한국인 관련 단체와 세미나, 친교 모임에 적극 참여 및 협조하며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을 주는 풍토를 정착시키데 힘을 쏟았다. 그 일환으로 전흥배 회장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오사카의 모든 한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육대회인 ‘관서 한인 놀이한마당 운동회’를 개최, 오사카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전흥배 회장은 각종 한국인 관련 단체와 세미나, 친교 모임에 적극 참여 및 협조하며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도움을 주는 풍토를 정착시키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3만 명에 이르는 뉴커머들에게 사비를 들여 효도잔치를 진행하고, 관서한인회와 대한노인회 오사카지회와 민단니시지부와 공동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츠루하쉬에서 경로잔치 겸 가라오케 대회를 개최해 한인사회의. 장학금 모금을 위한 채리티콤페 실시, 송년의 밤 행사에서 회원들의 자녀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되새기도록 장학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오사카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뉴커머들이 운영하는 우량식당업체를 선정함으로써 한인사회의 활성화를 견인했다. 또한 오사카총영사관 및 재외동포재단과 협력해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코리안타운에 CCTV를 설치하여 코리안타운 상가 지역의 안전운영에도 이바지했으며 중국 산동성한인회, 베트남 호치민한인회와 자매결연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추진했다.

지난 2018년 재일본한국인연합회중앙회(현 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 출범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던 그는 2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일본에 있는 9개의 각 지역 한인회를 대표해 재일 한국인의 인권 신장과 정체성 유지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전흥배 (사)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장은 “재일 한국인의 지방참정권 문제, 민단중앙과 지방민단과 한인회와의 교류 활성화 문제, 차세대 육성, 다른 단체들과의 협력강화 등 당면한 문제들이 많다”면서 “서로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동포단체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서 미국과 더불어 중요한 우방국이다. 한일관계는 양국의 국익을 위하여 함께 나아가야 한다. 최근 한일관계는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관계가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흥배 회장은 동경 참의원 앞에서 민단중앙본부가 주최한 난민입국관리법 입법 반대 집회에 한인회를 대표하여 연설하고 있다.

영주권자의 생활, 인권, 권리와 이익 고려해 입국관리법 개정해야
지난 3월 일본 정부는 영주자의 재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에 대하여 세금, 사회보험료 미납이나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받은 경우 등 영주자의 재류 자격의 취소 가능한 입국관리법을 각료결의했다. 이에 전흥배 회장은 재일본한국인연합회, 재일본관서한국인연합회, 재일본큐슈한국인연합회, 재일본중부한국인연합회, 재일본카나카와현한국인연합회, 재일본히로시마한국인연합회, 재일본치바한국인연합회, 재일본홋카이도한국인연합회, 재일본동북한국인연합회 등 9개 단체와 함께 이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현재 일본 영주자의 자격취득은 10년 이상을 일본에 체류하고 취업기간이 5년 이상으로 범죄행위가 없어야 하고 세금 등 공적의무를 이행한 자 등 대단히 엄격한 기준 조건으로 되어 있다. 영주자는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88만 명으로 재류외국인의27.3%에 달하고 있다.

전흥배 회장은 “만일 영주자의 자격취소법안이 통과되면 영주자가 권리를 침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금도 영주자에 대해서는 법적의무가 있으며 만약 이번 법안입법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법행위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 부족과 전문가의 회의 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은 적극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일본 정부는 차별적인 정책이 아니라 외국인이 하나의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건설적인 지역민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전 회장은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은 대부분이 일본사회에 있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 외국인도 법에 의해 공정한 취급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에 제기된 법안은 우리 영주자의 안정감과 신뢰감을 위협하는 것으로 부당한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따라서 영주자는 이 법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며, 일본 정부에 보다 공정하고 공평성이 있는 법안을 원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전 회장은 “이번 입국관리법개정이 영주권자의 생활, 인권, 권리와 이익을 고려하여 공정한 판단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일본에 영주를 원하는 외국인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본 정부는 차별적인 정책이 아니라 외국인이 하나의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건설적인 지역민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NM

▲ 제1기 세계한인 통일평화 최고지도자 과정 졸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