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와 농지의 감소문제, 미·중 갈등과 대러 제재조치 등으로 인한 국제 공급망 위기 등 국제사회에서 식량문제는 국가적 안보의 문제까지 확장됐고, 나아가 ‘식량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까지 불러오고 있다.

이경아 기자 ka6161@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이며, 쌀을 제외하고는 밀, 옥수수, 콩, 사료용 곡물 등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으로, 국제 식량 가격이 요동치면 덩달아 휘청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판로 전망 밝은 율무의 간척지 재배에 성공
최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61.4%는 현재와 같은 식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까 봐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불안감을 느낀 적 있다는 614명 중 82.9%는 가격이 너무 비싸질 것을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길환 (주)산막영농조합법인 대표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권길환 대표는 전국 최초로 간척지에 대표 밭작물인 율무의 실증 재배에 성공한 인물이다. 해안 주변 바다와 갯벌을 땅으로 개발한 간척지의 지하수에는 바닷물의 염분이 남아 있어 농작물이 자라는 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특히 간척지는 지대가 낮기 때문에 지하수가 지면 위로 잘 올라와서 농업용 간척지는 물을 대 작물을 키우는 논으로 많이 사용된다.

▲ 권길환 대표

특히 대표적인 밭작물인 율무의 경우 전남도와 농업 전문기관에서 염도가 0.2% 이상으로 높고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간척지에서는 사실상 재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배수가 양호하고 보수력이 좋은 사양토가 적지로 논과 밭을 가리지 않고 재배할 수 있는 율무는 <본초강목>에 위와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폐를 보한다고 나와 있다. 코이키세놀라이드 성분은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눈 건강에도 좋은 기능성 웰빙 잡곡으로 인기가 높은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혈당 감소, 노화 예방, 다이어트 효능 등이 뛰어나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으면서 판로 전망이 밝은 작물로, 이번 간척지 재배의 성공으로 향후 율무는 향후 벼 대체작목으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고 있다. 권길환 (주)산막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침수와 염분 피해 등으로 벼 외에 작물 재배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간척지에서 1주일에 3~4번 물 걸러대기를 통해 염도를 낮추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율무 재배에 성공했다”면서 “지난해부터는 율무 모를 벼처럼 육묘해 이식기로 옮겨 심은 결과 뿌리 활착이 좋고 생육이 빨라 밭 재배의 80% 수준까지 수확량이 늘어난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산막영농조합법인은 지난해 해남군 농업기술센터와 3ha 포함해서 총 15ha 간척지에 율무를 재배했다. 해남군은 권길환 대표와 함께 2024년까지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재배면적 10a 기준 평균 수확량이 200kg에 도달하면 농가 보급을 적극 추진한다. 권길환 대표는 “간척지 율무 재배가 보급되면 농가 소득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경제에 일익 담당하고자 친환경 우리밀 재배에 심혈 
현재 우리 국민 1인당 36.0kg을 먹는 제2의 주식인 밀의 자급률이 1%수준이다. 한해 밀 수입량이 257만8646t(식용 기준)으로 40kg마대 6천만 가마니로 한 포대에 4만원씩 계산하면 2조4천억 원이다. 수입 밀을 국산밀로 바뀌면 이 돈이 농민들의 수익으로 돌아가 농촌경제가 살아나고 소비가 살아나 지역 경제와 국가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전국의 경지면적 152만 8237ha대비 밀 재배면적이 1만1600ha는 0.8%수준에 그치고 있다. 권길환 대표가 일찍부터 율무의 간척지 재배와 함께 친환경 우리밀 재배에도 심혈을 기울여 온 배경이다. 30여 년 전 우리밀의 가치를 깨닫고 해남군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우리밀을 재배해온 권 대표는 밀 파종·재배법에 대해 연구하며 우리밀 품질 제고, 재배 면적 확대, 영농 선진화, 밀 소비량·자급률 향상, 수요 확대, 소득 증대에 앞장섰다.

아울러 영농 후계자 교육과 우리밀 생산 단지 경영체 육성사업에 참여하고 선진 농업 기술을 전파하면서 우리밀 생산 농가들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재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 해남군연합회 정책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권길환 대표는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농민들의 권익보호와 농업현장의 목소리가 농정시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권 대표는 대통령 표창에 이어 2023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앞으로 율무 재배 토양 관리, 병해충 방제 등 표준화된 율무 재배 영농 기술을 확립해 농가에 이를 보급할 계획이라는 그는 “우리밀 재배로 구슬땀을 흘리는 조합원들, 아내 김수진, 해남농협과 힘을 합쳐 농업 경영 안정화, 우리밀/율무 생산성 향상 및 농가 소득 증진, 율무와 기타 작물 판로 확충에 최선을 다하면서 해남군 농업 발전, 지역사회 상생을 뒷받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