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은 얕든 깊든, 단순하든 복잡하든 어떤 의미라도 담고 있다. 작가의 신념, 창작 의도는 예술 작품과 단순 꾸미기를 구별한다. 미술은 단 하나의 작품으로 100 개의 단어보다 많은 걸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언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고 듣는 과정을 통해 추리하고 해석해내지만 시각 작품은 보는 순간 즉발적인 감상이 떠오른다. 담화에 비해 매우 짧은 순간에서 표현과 감상이 교차된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은 매우 암시적이고 상징적이다. 작품 하나에 하나 이상의 이념 혹은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 신성연 관장

마을 주민 대상으로 무료 예술강좌 운영해 호평
신성연 윤서갤러리 관장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성연 관장은 충북 괴산군 사리면 문화마을에 윤서갤러리를 개관,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문화공간 구실을 하며 농촌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500㎡의 부지에 250㎡의 전시실과 강의실을 갖춘 윤서갤러리는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서 신성연 관장은  3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붓·팔레트·이젤·책상 등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동양화·서양화·버닝화(인두화)·캘리그라피·시·서예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관장은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모든 예술 발전의 기본이 되는 미술관을 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문화는 가진 자들만의 소유가 아니라 이 땅의 풀뿌리들에게 고루 스며들어야 한다는 지론으로 오랫동안 가슴 속 깊이 지녀왔던 염원을 이뤘다”고 취지를 밝혔다.

예술작품에는 힘이 있다. 사람들을 감동에 몸을 떨게 할 수도 있고, 눈물을 흘리게 할 수도 있다. 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아픔을 치유해주기도 한다. 예술작품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신 관장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강좌를 진행한 후 우울증이 치료된 주부, 활기를 되찾으신 어르신, 재능을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청소년 등 그림으로 행복을 지역주민들도 늘었다. 재료비도, 수강료도 받지 않고 강좌를 진행하는 덕분에 수강생들은 신성연 관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종종 배추, 무, 파 등 농작물을 갤러리 앞에 놓아두기도 한다.

신성연 윤서갤러리 관장은 “처음부터 영리를 목적에 두고시작했던 사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재료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대부분 무료로 나눔을 한다. 외부에서 적게나마 수입을 조금씩 얻고 지역에는 재능기부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성연 관장의 강좌는 인근 지역에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사리면 주민들 뿐 아니라 괴산군, 증평군, 음성군, 청주에서까지 수갱생들이 찾아오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신 관장은 “시골에는 군이나 읍 단위에는 문화센터가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고 버스도 없기 때문에 다니기 힘들어 면 단위에도 문화센터가 필요하다”면서 “예술과 문화가 살아나면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삶의 향기 가득한 지역의 예술 문화 조성에 이바지
독학으로 검정고시 이수와 방송통신대를 졸업하는 등 각종 자격증만 60여 개를 취득할 정도로 학구열이 강했던 신성연 관장. 그는 주경야독으로 동양화와 서양화, 서예 등을 연마하며 예술혼을 불태웠다. 그 와중에서도 틈틈이 오지 학교를 방문, 그림 교육 재능기부도 20년 넘게 진행했다. 2008년 전업 화가로 전향 후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그림과 서예 등 무료강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지난 2016년 사재 3억원을 들여 손녀의 이름을 딴 갤러리를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문화마을 이장을 역임하며 지난 2015년부터 국비 56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80억여 원을 들여 ▲마을기반정비 ▲기초생활시설 ▲사담제생태학습장 조성을 비롯해 산책로 정비 등 경관개선, 주민교육, 경영지원 등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조성에 앞장서온 신 관장은 마을벽화그리기, 문패 달아주기, 장학금 기탁, 야외용 벤치 제작·설치(100개) 등의 재능기부도 함께 실천하며 귀감이 됐다. 윤서갤러리를 통해 주민들에게 삶의 향기가 가득한 예술 공간을 제공하고, 예술작품 창작과 재능기부 실천 확산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신성연 관장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