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취향이 다양화 되면서 핸드드립 커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드리퍼와 필터를 사용해직접 손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의 핸드드립은 커피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아메리카노와는 다르게 기계가 낼 수 없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내리는 사람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는 매력은 핸드드립 커피의 인기요인 중 하나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핸드드립 커피는 내리는 방법과 드리퍼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 핸드 드립 커피는 1908년 독일의 밀리타 벤츠 여사가 발명하였는데, 인기는 일본에서 더 많이 얻었다. 일본은 18세기 초 네덜란드 상인이 나가사키(長崎)항으로 커피를 들여온 이래 지금까지 커피 산업을 탄탄히 키워왔다. 특히 핸드드립 용품에서 일본 제품을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제외하는 것과 같다.

한국의 미와 정체성 담은 국내 토종 브랜드 ‘뉴드리퍼’
강희균 엔디(ND)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강희균 대표는 국내 최초의 토종 드리퍼 브랜드 ‘뉴드리퍼’(New Dripper)로 커피용품 시장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강희균 엔디(ND) 대표는 “고종 황제의 ‘가배 타임’으로 시작된 대한민국 커피 역사도 100년이 넘었다”면서 “그럼에도 제대로 된 브랜드의 드리퍼 제품 하나 없다는 사실이 자존심이 상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한국의 미와 정체성이 잘 표현된 국내 토종 브랜드인 ‘뉴드리퍼’는 드리퍼의 하단에 미분을 모아 잡맛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도입해 기존 드리퍼의 단점을 극복한 제품이다. 원추형 드리퍼의 경우 보통 추출구가 원형으로 크게 형성되어 있지만, 뉴드리퍼는 아랫부분이 막혀 있고 옆면에 3개의 추출구가 있어 아래 부분에 여과지를 통과한 커피가 한 번 모였다가 내려간다. 또한 대부분의 드리퍼가 필터와 드리퍼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원활한 추출을 도와주는 리브가 양각으로 성형된 반면, ND의 드리퍼는 커피의 과다 추출을 막고 커피의 맛을 한층 부드럽게 하고 향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음각으로 성형했다.

▲ 강희균 대표

특히 바닥 1cm 위에 추출 구멍을 3개 뚫어 여과지 위 원두 미분이 고이는 바로 위쪽에서 커피가 추출되도록 함으로써 드립 시간을 단축하면서 잡미를 줄인 진한 원두커피를 우려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뉴드리퍼는 게르마늄이 첨가된 유약을 발라 1250도에서 구워낸 도자 제품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유해 물질이 없으며 내구성이 우수하고 고급스러울뿐더러 제품의 변색·오염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고려청자를 연상케 하는 문양으로 장식하여 청자, 흑유, 청유, 철유, 회청유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어 콜렉터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수제로 제작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드리퍼인 뉴드리퍼는 일본의 커피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인 칼리타의 사장이 보고 놀라며 감탄했을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지난 2018년 세계 1위 드리퍼 시장인 일본 카페쇼를 시작으로 국내외 카페쇼에 참가하며 호평을 받은 뉴드리퍼는 이미 일본에서는 도쿄 신주쿠 카페에서 사용되며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꾸준히 판매량과 재구매율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2019년 6월에 입점 확정되어 7-8월부터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 절찬리에 판매 중이며, 유럽 아마존은 내년에 제품 입고가 될 예정으로 영국에서 사업자등록 후 진행하게 된다.

국산 커피 필터 개발에도 총력 기울여
최근 강희균 대표는 뉴드리퍼의 뒤를 이어 신제품인 ‘유리드리퍼’와 국산 커피 필터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커피필터 시장은 4조 원대에 이르지만 90%가 일본산이며 100% 펄프로 제작된다. 종이필터를 사용한 커피는 커피의 크레마가 어느 정도 걸러져서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적게 주고, 부드럽고 가벼운 맛이 나지만 한 번 사용하고 버리게 되므로 지속적으로 쓰레기와 비용이 발생한다. 대부분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속필터의 경우 커피의 지방 성분까지 추출되어 풍부한 향과 묵직한 바디감이 특징이지만 종이필터에 비해 커피의 미분이 모두 걸러지지 않아 약간 텁텁한 맛이 나며 LDL수치에 영향을 주는 콜레스테롤 성분도 걸러지지 않는다.

이에 강 대표는 이러한 기존 필터들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필터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는데 이런 커피를 마시는 도구들을 다 수입하게 된다면 이것이 얼마나 국가적인 손실인가?”라며 “애국한다는 의미에서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커피의 모든 도구를 최고의 품질로 생산하여 국민이 좋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사용하게끔 하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커피 소비는 많지만 커피 관련 산업의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국내에서 필터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일부 기업에서 필터를 생산하고 있지만 일본의 제품과는 질 차이가 있으므로 질 좋은 한국의 필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NM